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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반세기… 민족통일 대예측/비관적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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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반세기… 민족통일 대예측/비관적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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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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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북 체제 붕괴… 4강개입 통일/97년 김정일 실각후 혼란지속/99년 평화유지군 북 진주→2000년 통일→경제난 등 후유증 “몸살” 통일에 관한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는 한반도에서의 전쟁발발이다. 미국 군사이론가 트레보 듀푸이가 최근 출간한 「미래의 전쟁들」은 94년 7월14일 북한의 총공격으로 전쟁이 발발, 김일성·김정일체제가 무너지고 다음해 12월1일 북한이 남한에 흡수통일된다는 가상시나리오를 싣고 있다.

 그러나 전쟁이란 가장 우발적인 형태의 시나리오이며 그 가능성을 예측하는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한 비관적 통일 시나리오의 종착시기는 공교롭게도 20세기가 저무는 서기 2000년 직전이다. 99년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뿐 아니라 국가자체가 스스로 붕괴한다는것을 상정하고 있다.

○전쟁발발 가능성

 94년초께 북한은 미·북 3단계 고위급회담을 열어 IAEA사찰을 수용하고 남북대화 진전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한다. 북한은 이후 가능한한 남한을 소외시킨 상태에서 대외 관계개선의 매듭을 풀기 위해 진력한다. 남한은 스스로가 소외된 상태에서 북한의 대미, 대일수교를 계속 지원해야하는지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94년중 특사교환은 한두차례 이루어진뒤 다시 교착상태에 빠진다. 기업인 방북이 허용돼 유력그룹의 대표들이 나진·선봉지역을 방문하나 효과적인 대북투자는 실현되지 않는다.

 관계개선을 위한 미·북 4단계고위급회담(정치회담)도 착수되나 인권 테러리즘 생화학무기 문제등 협상에 새로운 장애가 돌출돼 결렬된다.

 북한은 자유경제무역지대에 국한된 제한적이고 소극적인 경제개방정책을 추진한다. 그러나 사회간접자본의 미비, 외교적 고립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북한의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계속된 농산물 흉작에 따른 식량난은 94년도에 본격화돼 양곡의 배급량이 현재8백에서 더욱 삭감된다.  1㎏씩 배급받던 군인에 대해서도 식량공급이 여의치 않아 「국가속의 국가」인 인민군 내부에 불온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한다.

 12월31일 김일성의 신년사가 평양 금수산의사당에서 발표된다. 95년내에 반드시 흰 쌀밥과 고기국, 기와집과 비단옷을 약속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노쇠한 그는 이를 직접 낭독치 못하고 TV에는 대독하는 김정일의 모습이 비춰진다.

 95년초 중국과의 교류가 빈번한 신의주에서 영하20도의 추위속에 수천명이 난동시위를 벌여 유혈사태가 빚어진다. 중국과 우리당국은 처음으로 북한에서 유혈시위사태가 벌어졌음을 확인한다.

○김일성 95년 사망

 95년중 7차전당대회를 열어 총비서직을 이양하려던 계획을 보류하던 중 김일성은 심장병으로 숨진다.

 언론에서 김일성의 업적을 기리는 대대적인 캠페인이 벌어지는 가운데 김정일은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장성택당비서 김영주부주석의 추대로 당총비서,국가주석에 추대된다.

 유혈시위는 주요도시로 확대되고, 노골적인 반 김정일구호도 나타난다. 96년 중국과의 관계는 악화되고 접경지역에서는 소규모 군부대의 반란도 일어난다.

 전문가들의 비관적 접근방식에 의한 가상 시나리오중 가장 빈도수가 높은 체제붕괴 형태는 군사쿠데타이다. 상대적으로 특권을 누리는 핵심성분이 전체인구의 27%에 달하는 북한사회에서 민중봉기에 의한 정권전복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97년초 새벽 무장군인들을 태운 군트럭이 평양 근교 대성산 기슭으로 질주한다. 호위총국의 소장군관들이 이끄는 혁명군이 주석궁과 김정일별장으로 향하는것이다. 짧은 총격전끝에 도피한 김정일은 평양 서성구역 인민무력부 청사뒤 감북산 지하1백에 있는 전시 지휘소에서 체포된다. 정권을 장악한 군지도자는 우리에게 이름이 낯설은 상장,또는 대장급 장성이다.

 북한의 새 정권은 김정일의 유일체제를 비난하며 합리성과 경제개발을 가장 큰 정책목표로 내세운다. 그럼에도 새정권은 대남 유화적이고 통일지향적 색채를 띠기 보다는 체제와 계층의 이익을 수호하려는 성격을 강하게 나타낸다. 새정권은 북한주민의 식·의·주문제를 해결키 위해 시장경제의 실험을 단행한다.

 그러나 시장경제로의 개혁과정에서 예기치못한 각종 어려움이 드러나고 이로인한 혼란이 가속돼 간다. 북한이 겪는 체제전환의 충격은 오래전 동구권 국가들이 겪었던것보다 훨씬 크고 깊다. 식량난, 에너지난, 각종 생활필수품난등 3중고는 이어진다. 97년 상반기부터 경제혼란이 정치혼란으로 이어지고 체제붕괴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첫번째 단계에 진입한다.

 비무장지대를 통해 남한으로 탈출하는 군인과 민간인,해안에서 소형선박을 통해 남한  일본  중국동해안으로 탈출하는 「보트피플」, 만주지역으로 탈출하거나 국경을 넘나드는 주민들등 북한의 난민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북한의 붕괴시기가 우리측의 대통령선거,정권교체시기와 겹쳐 시나리오의 전개는 악화쪽으로 치닫는다.

○「보트피플」 발생

 한편 96∼97년 남한은 경제침체의 늪에 빠진다. 시장개방의 파고를 견뎌내지 못하고 자동차 철강 조선등을 제외한 대부분 제품의 국제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 국내에서는 극우적인 민족주의 세력이 대두하고 통일논의와 관련한 논쟁이 백가쟁명으로 분열된다.

 97년말 통일·대북정책이 대선의 주요쟁점으로 부각되고 통일노선에 관해 공통분모가 거의 없는 후보들간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진다. 특히 북한공산정권에대한 지원이 과연 통일을 앞당기는데 도움이 되는가를 놓고 대립이 격화된다. 권력누수증상을 보이는 정부는 북측의 혼란에 대한 아무런 효과적인 대응을 내놓지 못하고 성명만을 거듭 발표한다.

 98년 후보난립의 이전투구끝에 소수지지를 받고 등장한 남한의 새 정권도 여론의 풍향에따라 우왕좌왕하며 국민적 지지를 받지못하는 경제정책 추진으로 국내혼란은 계속된다.

 북한사태의 해결책은 미·러·중·일등 주변4강에 의해 논의되고 99년 주요 소요지역에 유엔평화유지군이 진주한다. 서기 2000년 남북한에서 총선거가 실시되고 연방제형태의 흡수통일이 이루어 진다. 그러나 엄청난 경제적 격차에 따른 출신 계층 지역간 갈등, 북한 군사 및 구정치 엘리트들의 처리문제, 통일세신설에 대한 반발, 북한주민들의 대거 남하등으로 통일한국은 장기간 경기후퇴, 대량실업등의 최악의 사태를 맞는다. 단일체제로 통일은 이뤄냈으나 민족은 새로운 시련과 도전에 맞닥뜨리게 된다.【유승우·이태희·염영남기자】

◇비관적 통일시간표

▲94년 초반:미·북 3단계 고위급회담 북한, IAEA 핵사찰  수용,남북대화 진전 원칙적 합의 

▲94년 중반:남북한 특사교환

▲95년 초반:대미관계개선을 위한 4단계 미·북 회담 결렬 

    후반:북한, 제한적 경제개방정책 실패 경제난 식량난 가 중 김일성 사망 김정일총비서 주석 취임

▲96년:북한, 대중국관계 악화 접경지역 군부대 소규모 반란 사 태 북한 경제 파탄상황 직면. 남한, 경제침체 극우민족 주의 세력대두

▲97년:북한, 군 소장장교들 반김정일쿠데타 김정일 실각 군사정 권등장 시장경제 도입 경제개발 착수 군사정권 또다시 전 복 무정부상태 경제 완전붕괴 난민탈출사태 

    남한, 대선 정국 통일문제 선거쟁점화

▲98년:남한, 신정부 출범 정치혼란 계속

    북한, 무정부상태 지속 국가지속 위기상황 

▲99년:북한 정세 극도 혼미 주변 강대국 회담. 유엔평화유지군  북한 진주 남북한 총선거 북한, 남한에 연방제형태의 흡 수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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