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도입과정서 부패·비효율성 노출/구입선 다변화로 미군장비와 부조화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29일 한국정부가 90년대말까지 총3백70억달러를 투입해 율곡사업을 추진하면서 무기도입 과정의 부패와 비효율성등으로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서울발 기사에서 무기도입을 둘러싼 비리에 대한 수사여파로 한국국방부가 올해 무기도입예산 40억달러중 15%만을 집행했으며 신무기 구매계약을 중지하고 이미 체결된 계약도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의 국방관료들은 북한의 남침위협보다 자신들의 부패에 대한 당국의 조사를 더 두려워하고 있는 듯하다』면서 현재 한국군은 절뚝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주재 외교관들과 무기상들은 한국군내 무기도입과정의 부패가 청산되고 80년대 후반부터 추진된 수입선 다변화로 흐트러진 무기체제가 조화를 이루려면 수년이 걸릴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저널지는 덧붙였다.
이 신문은 한국정부가 미국에만 의존해오던 무기구입선을 프랑스 독일등으로 다변화한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율곡사업으로 구입된 상당수 군사장비가 주한미군이 사용중인 장비와 맞지않고 결함도 많다고 주장했다.
저널지는 한 예로 K1 탱크를 들었다. 미제너럴 다이내믹사와 한국의 현대정공이 개발한 K1탱크는 미국의 M1탱크를 기초로한것이나 발사 및 조준시스템이 여러 나라 제품이라 효과적인 통합기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K1탱크는 87년 공개된뒤 훈련기간중 작동이 중지되는등 사고가 빈발했다.국방부관리들은 최근 시스템 테크사를 통해 구입한 독일제 전동장치의 출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시인했으며 6백대에 달하는 이 탱크의 전동장치를 교체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사 제품인 이 탱크의 조준장비도 결함 수리를 위해 여러차례 미국으로 보내졌으며 무기상들 사이에 조준장비가 교체될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저널지는 한국군의 일부 관리들이 지난해 국방부가 3억달러를 들여 프랑스 마트라 데팡스사의 미스트랄 미사일발사대를 구입키로 결정한 데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국방부는 펜타곤이 스팅거미사일의 유도및 탄두에 관한 기술제공을 거부하자 제너럴 다이내믹사 제품인 스팅거 대신 미스트랄 미사일을 선택했다.
이 신문은 미스트랄 미사일의 신빙성과 정확도에 의문을 표시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상황에 맞지 않는 미사일이라고 주장했다.한국의 육군은 적의 공격시 아군부대를 보호하기 위해 어깨에 걸친채 발사할 수 있는 스팅거와 같은 기동성이 높은 미사일을 원한다다는 것이다.
미스트랄은 옮기고 조작하는데 두사람이 필요하며 스팅거처럼 신속하게 발사할 수 없다.더욱 중요한 것은 미스트랄 구입시 접근하는 항공기가 적군기인지 아군기인지를 판별해줄 IFF 장비가 포함되지 않았고 레이더장비도 노후하다는 점이다.
저널지는 한국정부가 무기구입선을 제3국으로 돌린것은 비단 미국측이 기술제공을 꺼린데만 있는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국정부는 프랑스가 고속철도사업을 위해 좋은 조건을 제공한데 대해 뭔가 빚을 지고있다는 느낌을 갖고있다면서 이같은 과정은 합리성과는 거리가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뉴욕=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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