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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개발저지」 방법론싸고 허둥/93미 대북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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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개발저지」 방법론싸고 허둥/93미 대북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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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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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국방 입장따라 강온바뀌어/막판진전 불구 “인권도외시” 비판 워런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은 22일 로스앤젤레스의 기자회견에서 국무부의 대북한 외교정책을 옹호했다. 이날 그의 겉모습은 당당했지만 외로운 기색이 역력했다. 이미 국방장관과 중앙정보국(CIA)측이 북한의 핵무기보유설을 강력히 시사하고 나온 마당에 93년 한해를 대화와 협상으로 거의 소비하고도 별다른 진전없이 북한문제를 새해 과제로 넘겨야 하게 됐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장관이 이날 기자회견을 포함, 최근들어 대북정책과 관련해 추궁받고 있는 점은 두가지다.

 우선 국무부가 국방부나 CIA와 달리 북한의 핵무기보유여부를 심각히 다루지 않고 있다는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있다는 주장은 미정부고위관계자나 북한전문가들로 부터 그동안 많이 나온 터였다. 지난 12일에는 레스 애스핀국방장관이 『북한은 이미 재래식수준의 핵폭탄을 갖고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고 뉴욕 타임스지는 25일 CIA 비밀보고서를 인용, 북한이 이미 1∼2개의 핵폭탄을 갖고있을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클린턴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북한핵폭탄 보유설을 거의 현실로 받아들일만큼 강한 인상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국무부는 이문제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없이 『북한이 핵무기를 갖지 않게 하기 위한 외교노력』만을 줄곧 강조하고 있는것이다.

 둘째는 국무부가 지난 3월이래 인내심을 갖고 북한과 외교협상을 벌여왔지만 도대체 결과가 무엇이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것이다. 지난주 헤리티지재단의 북한핵문제세미나에 나온 와인버거전국방장관과 리처드 알렌 전백악관안보담당보좌관등은 북한과 외교협상을 벌인다는것은 처음부터 잘못된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북한에 대해 처음부터 경제봉쇄 또는 해상봉쇄로 강경하게 나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 크리스토퍼장관은 북한이 핵무기를 아직 보유하지않고 있다고 보기때문에 협상을 계속하고 있으나 그런 위험성은 아주 크기때문에 협상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핵시설에 대한 사찰의 계속성이 끊어졌다고 선언하면 북한문제를 유엔에 회부하지 않을수 없을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을 계속할만한 명분을 IAEA측에서 찾으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외교절충을 계속한다는 국무장관다운 외교적 발언이다.

 미국무부는 그러나 별다른 진전없이 93년 한해를 넘기게 돼 북한의 핵보유사실이 확인되면 대북한외교는 최소한의 외교기본도 지키지 못한 실패작이라는 비난을 면치못 할것이다.

 미국의 대북한정책은 전통적으로 지켜야할 몇가지 틀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클린턴정부는 이를 깨고 북한과 협상해왔다. 대북한외교의 원칙은 첫째 한반도문제는 한국주도로 당사자들끼리 해결한다는것이다. 일년동안 성과없는 외교협상을 벌이기위해 오랫동안 정착돼온 이 원칙을 깬다는것은 허망한것이었다고 말할수 있다. 둘째는 걸핏하면 나오는 「한국에 대해 전쟁을 일으키겠다」는 북한의 협박을 정면으로 반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북한이 한국에 대해 전쟁을 일으킬 권리가 없을뿐 아니라 북한이 핵을 못갖는것과 남침을 한다는것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럼에도 미국은 북한이 『유엔제재로 가면 전쟁이다』고 위협하면 『전쟁은 막아야한다』는 응답으로 북한의 기를 살려주었다. 셋째 미국은 대북한외교에서 핵문제에만 매달리다가 미국의 전통적외교가치인 민주주의확산문제를 도외시했다. 이에따라 북한의 처절한 인권상황이나 독재문제가 질책을 받기보다는 오히려 간접적으로 비호를 받아온것이다. 국무부가 새해에는 이런 비난을 어떻게 처리하면서 난관에 부딪친 대북한외교를 이끌어 갈지가 주목된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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