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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인체 방사능 실험」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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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인체 방사능 실험」파문

입력
1993.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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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55년 지체장애아에 오염음식 투입/언론 “미국판 마루타” 진상규명 촉구 지난 26일 보스턴 글로브지의 폭로로 시작된 미정부의 인체 방사능실험 파문이 미학계와 정계로 확산되고 있다. 미언론들은 이 사건을 2차대전 당시 나치와 일본군이 자행한 끔찍한 생체실험에 비유하며 과학이란 미명하에 실시된 「미국판 마루타」의 진상을 규명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페르날드 과학클럽」.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지난 46년부터 10년동안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페르날드 공립학교의 지체부자유아동등 49명의 학생들에게 방사능을 쏘인 음식물을 먹이며 실시한 연구작업에 붙인 이름이다. 

 당시 연구진은 퀘이커 오트사와 미원자력위원회의 후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했다. 방사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음식물이 인간의 소화기를 통과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확인하는 실험이었다.

 물론 이 실험은 「인간 모르모트」였던 학생들과 그들의 부모에게는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다. 당시 15∼17세였던 학생들은 현재 50∼60대 이다. 글로브지에 의하면 이들중 상당수의 사람들이 간염에 걸려 고생하고 있다.

 헤이즐 올리어리미에너지부장관은 28일 CNN방송에 나와 40∼50년대 미정부의 각종 방사능 실험대상이 된 사람이 8백여명에 달한다고 시인하고 이들에 대한 국가의 배상을 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

 올리어리장관의 발언이 나오자 냉전시대 미정부의 각종 인체실험 사실이 봇물터지듯 폭로되고 있다.

 미정부의 후원을 받은 과학자들이 72년까지 40년동안 실시한 「터스키지 연구」. 매독에 걸린 흑인들은 치료를 받는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연구원들은 환자들의 매독균이 어떻게 진행하는지만 연구했다.

 미정부가 냉전기간에 네바다사막에서 실시한 2백4회의 핵실험으로 방사능에 피폭된 사람이 많다는 기존의 주장도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매사추세츠주에서 발행되는 한 신문은 18명의 환자들에게 플루토늄이 주사됐고 신생아 7명에게는 방사능을 쏘인 요드가 투약됐다고 폭로했다. 또 미육군이 사병들을 상대로 LSD 마약투약 실험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매사추세츠주 당국은 28일 당시 실험대상이던 사람들을 역추적, 피해정도를 확인하는 작업을 시작했다.정부의 진상조사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각자의 치료기억을 더듬으며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자신이 언제 어디서 어떤 실험을 받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월탐(미매사추세츠주)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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