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페루경제 기사회생 후지모리대통령('93지구촌/뉴스의 인물:11)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페루경제 기사회생 후지모리대통령('93지구촌/뉴스의 인물:11)

입력
1993.12.30 00:00
0 0

◎연7% 인플레 잡아 “중남미 스타”/취임직후 비상사태 선포등 「철권개혁」펼쳐 「페루의 역사를 다시 쓴 인물」 미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1월3일자)에서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대통령을 93년 남미대륙의 인물로 선정하면서 이렇게 묘사했다. 그러나 그의 행적을 되돌아 보면 후지모리는 남미의 돈키호테다.

 3년전 정치적 기반이나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점이나 대통령 취임 직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과감한 경제개혁을 추진하면서 92년 4월에는 국회와 대법원을 해산하는 「깜짝쇼」를 연출했다.

 지난 10월에도 그는 돈키호테적인 면모를 또한번 과시했다.

 대통령의 연임허용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신헌법을 국민투표에 부쳐 승인을 얻어낸것이다.

 지금은 잠잠해졌지만 당시 연임허용안은 일부 페루 국민은 물론 주변 국가들로부터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60년대 초반부터 20여년을 군부독재에 시달려온 중남미 국민들은 대통령 연임제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후지모리는 주변국들의 비난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끝내 관철했다.

 대통령 출마 당시만해도 일본계인 그를 두고 많은 비판자들은 경제대국 일본이 화끈하게 지원해 주지 않으면 집권하더라도 곧 쓰러질것이라고 떠들었었다. 그러나 그런 예상은 빗나갔다.

 집권 3년째인 현재 후지모리는 중남미 국가 지도자들의 부러움을 사는 최고의 스타로 부각되고 있다.

 후지모리가 자신의 정치기반을 굳히고 주변국들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것은 페루 경제를 기사회생시켰기 때문이다.

 그는 취임당시 연간 7천6백여%에 이르던 인플레를 지난해 56·7%로 잡았다. 금년에는 30%선까지 떨어뜨릴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총생산(GDP)도 91년 2백17억달러에서 올해 약 3% 성장할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같은 경제실적은 3년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페루 상공회의소(FIESP)의 알프레도 페냐회장은 『경제가 회생돼가고 있는것은 경제지표로 알기보다 우선 피부로 느낄 수 있다』면서 『후지모리는 근세들어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추켜세운다.

 페루의 사회질서도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조금 괜찮은 식당이나 쇼핑센터 주변에서는 강·절도행위가 횡행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밤늦은 시간에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녀도 안심할 수 있을만큼 치안이 잡혔다.

 그의 박력있는 「철권통치」는 또한 페루정부 최대의 적인 도시게릴라 「빛나는 길」(센데도 루미노스)을 거의 와해시켰다.

 그러나 그의 반대파는 후지모리를 치노세트(중국을 가리키는 치노와 칠레의 독재자 피노체트의 합성어로 동양인의 일반적 지칭)라 부르며 독재성향을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뿌리깊은 기득권층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개혁의 고삐를 놓지않는 그의 집념과 업적은 중남미국가들에 좋은 본보기가 되고있다.【상파울루=김인규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