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눈치 오히려 조장… 새 제도 검토필요 94학년도 입시에 처음 도입된 대학별고사와 복수지원제도가 무더기 미달사태등 갖가지 부작용과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44개 전기대가 29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서울대처럼 대학별고사를 치르는 상위권대학은 전반적으로 경쟁률이 저조한 가운데 이화여대 25개학과와 한양대 9개학과가 미달사태를 야기한것은 전반적인 하향지원추세와 막판 눈치작전등이 빚어낸 기현상이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광주가톨릭대 신학과등도 미달됐다. 이같은 현상은 학력고사를 처음 도입했던 81학년도 입시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반면 입시일이 이들과 다른 대학들에는 복수지원자가 폭발적으로 몰려 경쟁률이 1백대1이 넘는 학과도 속출, 대조를 이뤘다.
상위권대중 고려대는 대학별고사 반영률(40%)이 높고 출제유형이 서울대와 비슷해 당초 서울대를 목표로 했던 수험생들의 하향지원으로 2.99대1을 기록했다.그러나 서강대(2.02) 숙명여대(1.87) 중앙대(3.0) 경희대(2.64)등은 3대1을 넘지 못했으며 지방국립대도 하향지원의 영향을 받아 비교적 지원율이 낮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포항공대(14.3)의 경우 서울대에 지원한 대다수 자연계학생들이 몰려 10대1을 넘었고 성균관대 한국외대도 복수지원자들로 4∼8대1을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국대 홍익대 세종대등도 마찬가지로 지원자가 폭주, 최종집계를 하루 연기한 동국대는 15.0, 홍익대는 11.13대1을 각각 기록했고 1월12일 전형을 실시하는 세종대의 경우는 41.7대 1까지 경쟁률이 치솟았다.
이처럼 이중·삼중지원으로 경쟁률이 치솟자 일부 입시관계자들은『입시가 마치 장난처럼 돼버렸다』고 개탄했다. 이들 지원자들중 상당수는 허수지원이고 2개대학 이상을 합격하는 수험생도 많이 나올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중합격자의 등록포기도 많아져 예비후보자가 추가합격되는 사태도 일어날 전망이다.
이번 입시의 장점은 수험생들에게 응시기회를 많이 주기위해 복수지원을 허용한것이다. 특차선발도 같은 의도였다. 그러나 시행결과 지나치게 복잡하고 불안한 제도탓에 고득점자들은 전기대보다는 특차를 선호했다.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처음부터 하향안전과 눈치작전으로 전기대를 지원, 1월6일에 전형을 실시하는 일부대학에서는 오히려 공동화현상까지 빚어지기도했다. 이화여대와 한양대의 대량 미달도 결국은 안전을 고려한 고득점자의 특차선호와 중상위권 수험생들의 하향지원 탓이다.
이같은 현상은 과거에 한꺼번에 전후기로 나눠 입시를 치르던 때보다 더욱 심한 눈치지원과 혼란을 안겨주고 있다고 입시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있다.
상위권 중위권 할것없이 1월6일에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에는 무조건 하향지원해 합격한뒤 다른날 시험을 치르는 대학에는 배짱지원, 합격하면 좋은곳을 선택하고 아니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수험생들에게 팽배한것이다. 교육부는 시행착오를 없애는등 입시제도를 다시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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