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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보자” 상견례속 긴장감도/여권개편후 첫 고위당정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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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보자” 상견례속 긴장감도/여권개편후 첫 고위당정회의

입력
1993.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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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표,정부에 성실한 협의자세 촉구 여권의 대대적인 진용개편이후 정부와 민자당의 핵심인사들이 처음으로 단합대회를 가졌다. 29일 저녁 여의도 전경련회관 한 음식점에서 열린 고위당정회의는 회의라기보다는 앞으로의 분발을 다지는 의기투합의 자리였다. 

 김종필민자당대표의 제의로 마련된 이날회의는 당정의 고위인사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이회창국무총리를 비롯, 정재석경제·이영덕통일부총리와 국무위원 대부분이, 당측에서는 김대표를 비롯, 문정수사무총장 이세기정책위의장 이한동원내총무등 주요당직자들과 민자당소속 국회상임위원장들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이원종정무수석이 대표로 나왔다. 정부측과 당측의 참석자는 똑같이 29명씩이었다.

 긴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앉은 참석자들은 여권개편이후 처음 만나는 경우가 많아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입각 또는 당직기용을 축하했다. 특히 당에서 내각으로 발탁된 장관들은 집중적으로 인사를 받았고 이병태국방장관등에게는『벌써부터 세게 나가시더라』는 격려성인사도 건네졌다.

 그러나 표면의 떠들썩한 분위기와는 달리 내면에선 미묘한 긴장감도 감돌았다. 사회를 맡은 서청원정무1장관은 『오늘 이 자리는 상견례』라고 말했지만 김종필대표가 인사말을 하면서부터 그런것도 아니라는 인식이 회의장주변에 깔리기 시작했다.김대표는인사말에서 「책임정당론」을 펴며 정부의 성실한 당정협의자세를 촉구했고 목소리에는 무게가 실려있었다.

 김대표는 『김영삼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5년동안 나라의 명운을 수임받았기 때문에 모든 책임은 대통령 한분에 있지만 5년후 국민에 대한 책임과 심판은 사실상 당이 지게된다』며 『일정기간이 끝나면 여러분(내각)보다는 당이 모든 책임을 지는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표는 이어 『행정을 펼치는데 있어 당과 긴밀한 협조로 일체를 이뤄야할것』이라며 『사안에 따라 당에도 비밀을 지킬 일이 있겠지만 당에서도 알아야 할 사람은 알고 책임을 져야한다』고 실질적인 당정협의를 거듭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이총리는 『앞으로 도식적이 아닌 실질적인 당정협의를 해나가겠다』면서 『미리 설명할것은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것은 구해 실질협력관계를 가꾸어 나갈테니 후원해달라』고 김대표의 주문에 호응했다.

 이어 식사에 들어가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모임은 격의없이 술잔이 오가며 진행됐다. 이총리는 당측인사들에게, 김대표는 정부측 참석자들에게 술을 따라주며 협력을 당부했다. 

 저녁8시께 회의를 마치면서 이총리는 『정부가 열심히 일하다보면 날이 선것같은 모양으로 보이기도 할것』이라며 『당이 이를 잘 다듬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대표는 『당은 언제나 기꺼이 정부를 도우겠다』고 화답했고 당정인사들은 초반보다 한결 부드러운 분위기속에서 회의를 끝냈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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