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정복할 가장 확실한 무기” 인체 장기이식의 「마지막 고비」라고 일컬어지는 뇌세포이식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술됐다. 서울대병원 파킨슨병팀은 지난24일 이 병을 앓고 있는 40대 환자에게 태아의 중뇌조직을 배양해 뇌세포를 이식하는 수술을 시행했다고 발표했다. 뇌세포 이식은 신경과 신경외과 약리학과 연구진등이 총동원돼야 하는 첨단 종합의술. 따라서 이번의 이식수술은 우리 의학계가 이뤄낸 또하나의 개가라 할수 있다.
수술을 집도한 김현집교수(48·신경외과)는 『수술이 성공만 한다면 그간 난치병으로 알려져 왔던 파킨슨병의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수술의 의미를 설명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하는 중뇌의 세포가 손상돼 근육운동에 장애가 오는 병. 초기에는 손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고 심해지면 근육이 굳어져 음식물조차 삼키지 못하며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다. 권투선수들이 잦은 머리충격으로 이 병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를 찾는 환자중 15∼20%가 바로 이 병으로 병원을 찾을 정도로 국내에도 상당수의 환자들이 있다는 것이 김교수의 설명.
김교수는 『그간 파킨슨병을 정복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비롯한 몇가지 방법이 개발되었지만 완전한 치료법은 되지 못했다』며 『이제 파킨슨병과 싸울 수 있는 새로운 무기를 얻게 되었다』고 말했다.
서울대팀의 시술방법은 엄지손가락만한 크기의 7, 8주된 낙태아에서 중뇌세포조직을 추출, 이를 배양한뒤 냉동저장해 환자에게 이식하는 방식.
김교수는 『수술보다는 뇌세포추출과 배양, 냉동저장, 세포의 생사를 확인하는 검사등 극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첨단의료 역량을 우리 의학계가 갖추게 된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낙태아의 뇌세포를 배양한 것과 관련,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일부의 비판에 대해 김교수는 『임신자체가 산모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거나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등 법적으로 인공유산이 허용되는 경우의 태아세포만을 배양했다』며 『윤리적 문제를 완벽하게 배제할 수는 없지만 뇌사자 장기이식이나 일반적인 낙태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이태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