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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황청 「반목의 역사」 종지부/내일 수교합의서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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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황청 「반목의 역사」 종지부/내일 수교합의서 서명

입력
1993.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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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엔 완전 국교 정상화/사상 첫 공동신앙 대회도 이스라엘과 로마 교황청이 오는 30일 예루살렘에서 외교관계 수립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 2천년에 걸친 유대교와 가톨릭교간의 반목을 씻고 화해의 장을 연다.

 14개항으로 된 이 합의서는 양측이 수교 전단계로 특사를 교환하고 내년 4월까지 완전한 국교 정상화를 이룩하며 특히 반유대주의에 맞서 공동투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과 바티칸은 지난해 7월 양국 공동위원회를 구성함으로써 상호승인으로 가는 첫 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9월에는 유대교의 최고 랍비(유대교의 종교지도자)가 로마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회담, 두 종교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수장들의 만남이 이뤄졌다. 내년 2월에는 역시 사상 최초로 예루살렘에서 유대교―기독교 공동신앙대회도 열 예정이다. 

 이같은 진전은 지난 9월 중동평화협정이 체결된데 크게 힘입은 것으로 이로써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래 어쩌면 가장 뜻깊은 외교상의 성공을 하나 더 거두게 됐다.

 바티칸이 이스라엘을 승인한다는것은 가톨릭으로 대표되는 2천년 기독교 전통에서 반유대주의의 오랜 뿌리가 공식적으로 폐기됨을 뜻하는 상징적 사건이다.

 서양 문명에서 반유대주의 정서는 유대인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달아 죽게했다는 성경 기록으로부터 비롯한것이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많은 문학작품에서 유대인은 흔히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않을 악랄한 고리대금업자로 등장한다. 전통적으로 유대인들에겐 농작물 분배가 금지됐고 기독교인에게는 이자놀이가 죄악이었기 때문이다.

 15∼16세기 들어 유대인은 유럽 곳곳에서 「게토」라 불리는 구역에 강제 격리된 채 사람 대접을 못받다가 프랑스 혁명 발발 3년 뒤인 1791년에야 처음으로 프랑스에서 시민권을 얻었다. 2차대전 당시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했을 때도 바티칸은 침묵했다.

 바티칸이 이스라엘을 승인한다는 것은 이처럼 오랜 반목을 씻는 첫 성사라 할 만 하다. 바티칸은 이스라엘에 이어 다른 이교도 나라인 요르단 팔레스타인과도 곧 수교할 것으로 알려졌다.【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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