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부족 뻔한데 대책은 없고/홍보소홀에 안내서도 드물어 정부가 「한국방문의 해」로 정한 94년이 불과 3일앞으로 다가왔으나 외래관광객 4백50만명을 유치, 관광수입 45억달러를 획득키로 한 목표달성의 길이 안 보인다.
산업경제연구원은 최근 「2001년까지의 시나리오별 입국자수 전망」을 발표, 내년의 외래방문객을 목표에 훨씬 못 미치는 3백30만∼3백90만여명으로 추정했다. 이에따라 「한국방문의 해」 행사가 관광산업 발전의 획기적 계기가 되리라던 기대와 달리 아시아에서 최악의 수준인 우리나라의 관광수지(11월현재 4억8천만달러 적자)는 오히려 악화될 소지도 있다.
「한국방문의 해」행사가 이처럼 집안잔치로 전락할 지경이 돼버린 이유로는 한국관광의 근본적 취약점인 볼거리등 관광자원 부족을 보완할 관계부처간의 협조가 미흡해 준비가 소홀한 점이 지적된다.
관광업계는 준비소홀의 대표적인 예로 관광호텔등 숙박시설의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12월현재 전국의 호텔객실은 모두 4만4천4백여개로 목표대로 4백50만명의 외국인이 몰려올 경우 월평균 1만1천실이 부족해 심각한 숙박난이 예상된다. 이같은 현상은 정부가 한국방문의 해 지정을 목전에 둔 90년5월부터 93년2월까지 관광호텔을 소비성 서비스산업으로 분류, 건축규제등 각종 영업제한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교통부와 관광공사는 숙박난이 발등의 불로 떨어지자 한국방문의 해를 불과 며칠 앞두고 전국의 장급 여관 3백여곳을 선정, 영어·일어 안내책자를 3만부씩 제작하는등 장급 여관, 민박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92년의 경우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외국인들이 관광공사에 신고한 불편사례 4백51건중 숙박업소의 불친절이 1백18건으로 택시횡포(1백35건)에 이어 2위였던 점을 감안하면 서비스수준이 향상되지 않는한 장급 여관등은 역효과를 낼 개연성이 있다.
대외홍보소홀, 안내책자 부족도 문제점. 서울시가 서울정도 6백주년 행사를 위해 발간한 홍보책자는 문화관광지도등 5가지에 불과하며 그나마 모두 영문으로 돼있어 지난해 서울을 찾은 3백23만명의 외국인중 1백70만명이나 됐던 유럽, 일본등 비영어권 관광객들에 대한 홍보가 거의 없는 상태이다.
대중교통수단의 외국어 안내방송 실시와 외국어도로표지판 확대등 기초적 불편해소를 위한 대책이 관련부처간의 협조 미비로 방치돼 있는 점도 한국방문의 해를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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