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성공적 개최 큰 성과/과기연구소 개혁바람·무한경쟁/과학위성·로켓발사… 우주시대로 93년은 과학에 대한 인식을 한차원 높인 의미있는 한해로 기록될만하다. 우루과이라운드타결로 세계질서는 무한경쟁시대로 급격하게 재편되고 기술보호추세도 점점 강화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과학기술만이 국가의 생존을 보장해줄수 있다는 인식이 과학계는 물론이고 국민들과 정부당국자들에게도 크게 확산돼 과학정책마련과 과학사업수행에 밑거름이 됐다.
이러한 인식의 확산은 과학기술혁신을 강조하는 국정책임자의 의지표명으로도 표출이 됐고 과학기술예산의 대폭적인 증가와 함께 정부출연연구소들의 자기개혁노력으로도 나타났다.
일반국민들의 과학인식을 높였다는 점에서 대전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도 93 과학계의 빼놓을 수 없는 성과중의 하나다.
◇대전엑스포=과학기술이 가져다줄 미래상에 대한 비전과 자신감을 일반국민은 물론 미래주인공인 어린이에게 깊이 각인시켜 주었다. 3개월이 약간 넘는 기간동안 1천4백만여명의 국민들이 엑스포를 방문했다. 수치상으로는 국민 4명당 1명이 「과학축제」에 참가한것이다. 과학사고가 부족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과학교육의 장」이 된 엑스포는 한편으로는 전시물들이 흥미유발등을 이유로 외국기술 위주로 흘러버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열악한 수준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
◇출연연구소 개혁바람=11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필두로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소 한국표준기계연구원등이 잇따라 개혁방안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정년을 포기하거나 평가방법을 스스로 마련해 연구실적에 따라 급여를 차등지급한다는등의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관련, 12월에는 정부출연연구소의 연구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특성화방안이 정부에 의해 마련돼 연구소에도 무한경쟁시대가 도래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과학기술정책마련과 예산증가=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인 바이오텍2000이 확정됐다. 2007년까지 6개분야 10대과제에 총 16조원을 투자한다는 이 계획은 환경처와 상공부 보사부등 7개 정부부처의 폭넓은 협의에 의해 마련된것이어서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케 하고있다. 협동연구개발촉진법등 과학관련 6개법안도 가을정기국회를 통과해 과학발전의 제도적 뒷받침이 됐다.
94년도 각부처별 과학기술관련예산이 93년의 1조4천7백67억원과 비교해 32.7%나 증가한 1조9천5백96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지금까지 과학기술예산이 연평균 16.6%정도의 증가에 그쳐왔던 점에 비추어 획기적인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핵문제 공방=김시중과기처장관이 국정감사에서 비핵화선언에 대한 수정건의를 할 의사가 있음을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김장관의 「소신」은 핵의 평화적이용과 관련해 핵주권론에 대한 논의를 재연시키는 계기가 됐다.
한편 10월에는 러시아가 동해에 핵폐기물을 버려온 사실이 밝혀져 바다의 방사능오염피해는 물론 핵관련시설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주요연구개발성과=국내기술진에 의해 설계제작된 과학위성 「우리별2호」가 9월26일 성공적인 발사를 마쳤고 과학관측로켓도 6월4일과 9월1일 각각 발사에 성공해 우리나라의 우주시대 개막을 알렸다. 이외에도 ▲CFC대체물질(HFC134a)개발 ▲약물전달용 초미세캡슐개발 ▲조셉슨소자개발 ▲조각로봇개발등 두드러진 연구업적들이 과학기술계를 빛냈다.【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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