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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변하지 않은 사람들있다”/김 대통령 송년 기자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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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변하지 않은 사람들있다”/김 대통령 송년 기자간담회

입력
1993.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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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되니 고독… 고뇌찬 결단 여러차례/차관인사 깨끗하고 능력있는인사 발탁 김영삼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들과 송년 오찬간담회를 갖고 올해 국정운영 성과를 회고한 뒤 일문일답을 통해 새해 국정운영 방향과 포부등을 밝혔다. 김대통령은 1시간 30여분 진행된 간담회에서 취임 10개월동안 추진한 변화와 개혁을 되돌아보며 『30여년간 잘못된 관행과 군사문화에 젖어 온 국민과 공무원들의 의식이 하루아침에 변하기가 어렵다는것을 실감했다』고 토로하고 『아직도 전혀 변하지 않은 집단과 개인이 있다』고 아쉬워했다.

 김대통령은 이날도 『내년은 아주 중요한 해로 우리는 무한경쟁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선진국의 문턱에서 주춤하거나 휘청거리면 낙오할 수 밖에 없으나 나는 우리국민의 저력이 위대하다는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이번 차관 및 시·도지사 인사와 관련, 개혁을 주도할 수 있고 깨끗하며 능력있는 사람을 뽑았다면서 『믿을 수 있는 사람,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취임초에는 날짜가 가지 않는다고 느꼈는데 벌써 내일 모레면 새해』라며 『상도동 시절에는 이웃이 있어 외롭지 않았는데 대통령이 된 후에는 이웃이 없어 고독한 가운데 고뇌에 찬 결단을 내릴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지난 10개월의 소회를 피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내년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가장 역점을 둘 국정과제는.

 『국가경쟁력을 높여 국제경제전쟁에서 이기려면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 세계가 다 개방돼 있어 규제때문에 잃는게 너무나 많다. 미국경제가 달라지고 있다. 일본에 졌던 자동차 TV 반도체등 분야에서 적극적인 기술개발을 하고 있고 노사관계도 원만해졌다. 노사관계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 EC 북구등 세계가 다 안정됐고 안정이 안 된것은 우리뿐이다. 그런데도 올해 일본과 EC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세계경제가 변하고 있는것이다. 이때 우리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변하지 않는 집단과 개인이 있다고 했는데 정치권의 변화를 위해 내년도에 깨끗한 선거의 틀을 어떻게 마련할것인가. 단체장선거를 앞두고 정계개편 계획이 있는가.

 『정초에도 만날 기회가 있다. 그때로 돌리자』

 ―올해 30대 기업인들을 만나 무슨 얘기를 했고 결과는 어떠한가.

 『만난 순서를 두고 말이 많았는데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만 이건희삼성회장이 새출발과 세계제일의 상품을 강조하며 대단한 의욕을 보이는것을 알고 처음 만난것이다. 그 다음에는 아무 순서도 없다. 그들을 만나 「과거에 정치자금을 쓰지 않았느냐. 나는 한푼도 안받겠으니 그 돈을 기술개발과 근로자 복지향상에 써달라」고 당부했다. 그중에는 과거에 얼마를 바쳤다고 솔직히 얘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떻게든 수출을 늘려달라고도 했다. 모든 기업인이 열심히 해보겠다고 약속했고 나중에 실천으로 옮겨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앞으로 계속 있을 선거를 묶어 실시하는 방안은.

 『지난 정기국회에서 통합선거법이 통과되지 못해 안타깝다. 국력낭비를 막고 국민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현 야당에 대한 평가는.

 『얘기 않는게 좋겠다. 다만 야당도 엄청난 세계의 변화속에 국민과 국가이익이 어디에 있느냐를 생각하며 변해야 한다』

 ―지난번 개각에서 국방장관에 하나회 출신을 기용하고 차관도 일반국민에게는 생소한 인사를 임명한데 대해 국민들간에 의외라는 반응이 있다.

 『이병태장관은 오래 전부터 아는 사람으로 성실하고 학구적이다. 지금도 늘 책을 보며 공부하는 사람이다. 하나회라지만 핵심이었다면 옷을 벗지도 않았을것이다. 핵심이 아니었기에 쫓겨나 하와이 총영사로 가 있던것을 보훈처장에 임명했는데 일을 잘 했다. 과거 보훈처장실은 민원인들이 늘 점거하다시피했는데 이장관이 간 후 그런 일이 없어졌다. 국방장관을 경질하기로 하고 많은 생각끝에 이 사람이 적임이라고 결심했다. 정준호차관은 군출신은 아니지만 국방대학원교수로 군을 잘 알고 개혁의지가 있으며 재산문제도 깨끗했다. 차관에 군출신을 임명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군을 아는 일반인중 어려운 가운데서도 열심히 일해온 사람을 택했다』

 ―군수비리사건과 관련해 보고를 하지 않은 권녕해전국방장관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묻지 말아달라』

 ―경부고속철도 차종선정과 관련, 독일 ICE가 10%를 내리기로 했다는 외신보도가 있었는데 보고를 받았는지.

 『교통부등 관련기관이 국가이익을 위해 결정하면 나는 승인할 뿐이다. 과거처럼 대통령이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지 않는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외신보도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집념은 대단한게 분명하다. 핵개발이 자기네 생존과 직결된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것은 오판이다. 오히려 멸망으로 연결되고 우리 7천만 민족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이다』

 ―언로가 취임때처럼 지금도 열려 있다고 보는지.

 『그렇다고 본다』

 ―정계개편얘기는 좀전에 정초에 하자고 했는데.

 『그런 뜻이 아니었다.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내년도 경제전망은. 공공요금인상이 물가에 미칠 영향은.

 『정재석부총리는 깨끗한 분으로 개혁의지도 있고 장악력과 추진력등 능력이 뛰어나 실력을 발휘할것이다』

 ―안기부법 개정으로 안기부직원들의 사기저하가 우려된다는 얘기가 있다.

 『그 정도는 개정해야 한다는것이 원래부터의 생각이었다.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부장이하 직원들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본다』

 ―민자당전당대회 구상은.

 『5개월이나 남았다. 그전에 우리가 몇번 더 만날것 아닌가』

【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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