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내관세율 15년간 5%내 인하/나프타 등 세계경제 블록화 대응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추진하고 있는 아세안자유무역지대(AFTA)가 새해부터 본격출범한다.아세안은 2년전 회원국간의 국경없는 교역환경설립에 합의, 93년1월부터 AFTA를 시행에 옮기기로 합의했었으나 각국간 이해가 엇갈려 시행을 미뤄왔다.아세안은 결국 지난10월 싱가포르에서 경제장관회담을 열어 각국간 이해관계를 최종조정, 내년1월부터 본격실행에 들어가기로 합의한것이다.
아세안의 이같은 경제블록화시도는 우루과이라운드(UR)타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발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확대발전추진등 일련의 교역환경변화와 맞물려 세계교역질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AFTA의 골자는 아세안6개회원국이 현재의 높은 관세율을 오는 2008년까지 향후15년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5%이내로 낮춰나간다는것이다.
AFTA의 핵심은 이를 시행하는 「공동효율특혜관세(CEPT)제도」이다. 이 CEPT적용품목은 신속적용과 정상적용등 두범주로 나눠져 있다. 신속적용품목은 현재 관세율이 20%이하인 품목에 대해서는 오는 2003년까지 5%이내로 신속히 인하한다는 계획이다. 반면에 정상적용은 현 관세율이 20%이상 높은 품목에 한해서는 향후 5∼8년간 첫단계로 20%선으로 끌어내린 다음 5년간에 걸쳐 5%이하로 단계적으로 관세율을 줄여나간다는것이다.
아세안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경제장관회담에서 앞서 합의했던 CEPT적용품목가운데 신속적용 분류에 3백36개품목을 추가하고 정상적용에서 15개품목을 제외하는등 모두 3천여개의 품목을 확정했다.아세안각국은 이같은 합의를 토대로 앞으로의 실행프로그램과 함께 적용품목과 관세율을 작성, 비회원교역대상국과 관세무역일반협정(GATT)에 통보하는등 AFTA시행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아세안이 회원국간 경제환경의 격차에 따른 자국의 영세산업에 대한 타격등 첨예한 이해 상충에도 불구하고 이같이 AFTA를 일단 가동시키기로 결정한것은 이 제도가 장기적으로 지역교역에 긍정적으로 작용할것이란 점 이외에도 NAFTA출범등 세계경제의 블록화에 대처해야 한다는 위기감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AFTA를 실현시키지 못할 경우 세계교역질서의 변화과정에서 주도권을 상실, 외국투자유치에 실패하게 됨으로써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이나 베트남에 교역 및 투자선을 빼앗기게 될 지도 모른다는 강박관념이 AFTA의 조기출범을 가능케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AFTA가 아세안의 의도대로 순조롭게 시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차원에서는 합의에따라 시행을 본격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실제로 수행할 민간기업분야가 합의안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가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AFTA실시로 타격을 입게될 기업들은 정부를 상대로 실행시기를 늦춰주거나 적용품목에서 제외시켜 줄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치열한 로비를 펴고 있다.【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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