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독서준비과정으로 0∼3세와 3∼6세 시기에 해야할 일들을 생각해 보았다. 집짓는 공사로 비교하자면 6세까지가 집의 기본적인 토대를 닦는 시기가 되겠고 6세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집을 짓는 일에 착수하는 시기라고 볼수있다. 어떤 토대를 닦느냐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그 토대위에 어떤 모양의 집을 지어내느냐는 사실도 무척 중요하다. 부모가 책을 읽어주어야하는 6세이전과는 달리 6세이후부터는 자녀 혼자 책을 읽을수 있도록 도와주어야한다. 그렇다고 부모가 책읽어주는것을 게을리해서는 안되겠지만 아이들이 혼자 읽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도록 지도해야한다. 혼자 책읽는것을 도와주는 데는 몇가지 방법이 필요하다.
1. 먼저 자녀들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잘 살려줄수 있도록 해야한다. 가령 자기 자녀가 자동차를 유별나게 좋아한다면 자동차와 관련된 책을 많이 접할수 있도록 해주는것이 좋다. 책읽는 일에 자연스럽게 흥미를 가질수 있도록 하는 좋은 방법중의 하나다.
2. 6세가 되기전에 부모들이 읽어주었던 책중에서 자녀들이 특별히 듣기좋아했던 책을 골라 주는것이 좋다. 6세이전에는 혼자 잘 읽지 못했던 책이라도 6세이후에는 조금만 도움을 받거나 때로는 전혀 도움을 받지않고도 혼자서 거뜬하게 읽을 수 있다.
여기서 부모가 조심해야 할것은 혹시 잘못 읽거나 좀 틀리는 부분이 있더라도 그 자리에서 꾸지람을 하거나 틀린부분을 고쳐주어서는 안된다는것이다. 그대신 잘 읽은 부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잘못 읽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만을 고쳐주는것보다 부모가 전체 문장을 올바르게 읽어주고 자녀들이 따라 읽도록 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자녀들은 부모가 읽어주는 부분을 그냥 따라 읽어가는것만으로도 올바르게 읽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이 시기에 자녀들은 언어를 의식적으로 배우지 않는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배운다.
3. 긴 문장이라도 문장을 이해할수있는 핵심단어나 문장이 있게 마련이다. 한 문장이 전달하고자하는 중심뜻이 담겨있는 핵심단어나 문장을 찾아낼수 있는 훈련을 시켜주는것이 필요하다.
4.「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식의 설명이 자세하게 써있는 책들이 있다. 설명이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워 자녀들이 그대로 따라해서 저절로 무엇을 만들어 낼수 있도록 잘 짜여 있는 책이어야한다. 예를들어 부엌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수 있는 과자, 혼자서도 조립해 만들수 있는 모형탱크등 갖가지 내용을 재미있고 쉽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면 좋겠다. 이런 책을 통해 자녀들은 책에 재미를 붙이게 되고 전반적인 자신감도 가지게된다.
5. 책은 가급적 이야기가 행복하게 끝나는것이 좋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대부분 「고립에 대한 불안감」을 겪는다. 밤에 혼자 자는것을 싫어한다든지 화장실에 혼자 있지 못한다든지 낯선 곳이면 무조건 가지 않으려고 한다든지 하는 행동들에는 기본적으로 이런 불안감이 깔려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해피엔딩의 이야기는 정서적으로나 교육적으로 좋은 영향을 준다.<전정재 미 캘리포니아주립대교수>전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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