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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업무 여성들이 더 잘한텐데/로버트후라거(내가본 한국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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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업무 여성들이 더 잘한텐데/로버트후라거(내가본 한국 한국인)

입력
1993.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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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위해 서민 영어공부 좀… 87년 나는 서울 르네상스호텔의 개관에 맞춰 한국에 처음 왔다. 당시 한국은 88 올림픽을 불과 몇개월 앞둔 상태여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받던 때였다. 국제무대에 한국이 진출한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었지만 올림픽개최를 통해 한국은 명실상부한 세계의 중심 국가로 새롭게 떠오르게 되었다.

 올림픽개최로 국제화를 향한 기틀을 다진 한국은 93 대전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로 또 한번 세계 여러국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고「적어도 한번은 방문해 볼만한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됐다.

 내년은 한국관광의 해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시 한국을 찾게 될것이다. 그러나 올림픽과 엑스포처럼 단체 여행객들이 행사기간에만 집중적으로 몰리는 것이 아니라 1년 내내 적지 않은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하게 될 것이다. 이들의 편안한 체류를 위해 더욱 활성화되고 국제화되어야 할 부분이 바로 한국의 호텔산업이다. 

 동서양의 기본적인 인식차이는 있겠지만 한국호텔들의 인력활용은 너무 남성위주로 짜여져있는것 같다. 실제 다른 국가의 고급호텔들을 다녀 보면 여성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유럽은 물론 동남아 호텔의 경우 객실관리, 프론트, 판촉, 홍보, 경리직등에 많은 여성들이 부서장으로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총지배인에 이른 여성도 적지 않다. 내가 근무했던 싱가포르나 홍콩의 경우 여성부서장이 전체에 약 40%에 이를 정도이나 한국에서는 여성부서장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호텔업은 근본적으로 서비스업이다. 서비스제공측면에서 볼때 남성보다 여성들의 활용이 더욱 효과적인데도 한국호텔계에서는 이를 간과하고 있는것 같다.

 여성인력의 활용외에 한가지 더 덧붙이고 싶은것은 일반 시민들의 외국어 능력의 함양이 국제화에 발맞춰 요구되는 부분이다.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탁월한 산업기술 수준이나 열의있는 능력계발에도 불구하고 영어 구사력의 부족으로 다른 외국인들과의 만남에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필리핀이나 홍콩등은 영어권 국가의 식민지였기에 국민 대다수가 영어를 잘 한다고 하지만 태국등 다른 동남아국가는 한국과 다를 바 없는 처지이나 일반 국민들의 영어구사는 지식수준이나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보다 더 나은 형편이다. 관광산업을 주 전략산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 국가가 국제관광무대에서는 한국보다 훨씬 우세한 위치에 있음을 깨달아야 하고 그 뒷힘은 관광자원개발등 구체적인 노력외에도 일반시민들의 높은 어학수준에서 나온다는것을 알아둬야 한다.

 한국의 영어교육 기간은 대졸자의 경우 10여년이 된다고 들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갓 호텔에 취직한 사람들중 영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이런 현상은 각 학교의 영어교육시스템이 효과적이지 못하다는것을 나타내주는 방증인것이다. 

 이렇듯 한국은 외형은 국제화를 향해 가고 있으나 내실은 아직 구태에서 못벗어난 느낌이다. 각 분야의 국제화는 한국적인것을 잃게하는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한국적인 모습을 찾게해주는 결과란것을 강조하고 싶다. 한국인들은 좀 더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방법으로 개방의 시대를 헤쳐 나가야 한다.<르네상스호텔 총지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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