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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계/우먼파워

입력
1993.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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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개발·유통분야 등 15,000여명 맹활약 정보통신분야에 여성파워가 거세지고 있다. 올해 여성들의 진출이 가장 두드러진 분야중 하나가 첨단산업인 정보통신분야다. 현재 한국여성정보인협회에 등록된 여성정보인만도 6백여명. 대학·연구소·기업체등에 소속된 여성정보통신인까지 합하면 실제숫자는 이보다 20∼30배 많은것으로 알려져 정보통신분야의 여성파워를 실감할 수 있다.

 국내 정보통신을 살찌우고 있는 수많은 여걸중 선두주자는 (주)현민시스템대표 이화순씨(43), (주)한국퍼스컴대표 차순옥씨(38), (주)휴먼컴퓨터 글사랑개발팀의 박화선(30) 심인숙(29) 손난주씨(26)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 88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나와 전산망구축 전문업체인 현민시스템을 설립한 이화순사장은 정보통신업계의 신데렐라로 일컬어지고 있다. 그는 정보산업이야말로 여성의 사회진출에 가장 적합한 분야라고 말한다.

 『여성 특유의 핸디캡이 있긴 하지만 정보통신분야에서는 인맥이나 줄서기보다 기술과 능력 그 자체가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해요. 다른 분야에 비해 남녀차별이 적은 편이지요. 더욱이 전산프로그램을 짜는 일은 여성의 세심함과 인내심이 더 없이 유리하거든요』

 그동안 20여개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50여군데 업체에 전산망을 구축해온 현민시스템은 올해 주부를 비롯한 초보자들을 위해 실습용 디스켓이 딸린 교재로 5권의 「PC길잡이 시리즈」를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사장은 『사회의 왜곡된 시선에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나약함을 여성의 미덕으로 믿고 불성실을 근무환경 탓으로 돌리는 여성들이 아직 많아 아쉬울 때가 많다』며 『정보화시대에 여성들이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스스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고정관념을 불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퍼스컴의 차순옥사장은 웬만한 남자들도 견디기 힘들다는 컴퓨터유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국내 컴퓨터산업의 역사이자 산증인이다. 77년 충남 논산에서 여고를 졸업한 후 상경, 숙부가 운영하던 가전대리점에서 일하다 8비트짜리 애플컴퓨터를 조립, 판매하는 일에 뛰어든 그는 숱한 일화를 갖고 있다.

 용산전자상가로 활동무대를 옮긴 4년전만 하더라도 서울시내에서만 12개의 컴퓨터 판매장과 2개의 컴퓨터학원을 운영할 만큼 탄탄대로를 달렸고 대우전자를 비롯해 삼성·금성·현대등 대기업제품의 판매율에서 5년연속 전국 1위를 차지, 「컴퓨터 판매왕」으로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정보통신분야에서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분야는 소프트웨어 개발쪽이다. 휴먼컴퓨터의 글사랑개발팀 심인숙, 박화선, 손난주씨는 정보통신분야가 「업무나 임금에서 남녀차별에 따른 불이익이 없는 일터」라고 자랑한다.

 이들은 탁상출판시스템인 「문방사우」의 원리를 워드프로세서에 적용한 글사랑 소프트웨어를 개발, 최근 소프트라인이 선정한 93년을 빛낸 베스트셀러 소프트웨어 30선에서 4위에 오를만큼 사용자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심인숙씨는 『정보통신분야에 여성들의 진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미미한 실정』이라며 『정보화가 진척돼 근무형태가 달라질수록 여성고급인력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것』이라고 말했다.

 꼭 자기사업체를 갖지 않더라도 정보산업계에서 여성들이 위력을 발휘할 분야는 많다. PC통신을 통해 재택근무할 수 있고 국책연구기관이나 대기업체, 특급호텔등 전산실에서 활약할 수도 있다. 또 CAD(컴퓨터를 이용한 디자인), CAM(컴퓨터를 이용한 제작시스템), 애니메이션등 컴퓨터와 관련된 모든 직종에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뽐낼 수 있다. 【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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