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3월 NPT(핵확산금지협정)탈퇴이후 근8개월째 끌어온 미·북한간의 핵문제해결을 위한 비밀협상이 상당한 의견접근을 보여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것은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북핵해결은 결코 「정치적흥정」 또는 「적당한 선」에서가 아니라 완전한 사찰·검증을 통해 군사적 목적에 의한 개발이 아니라는것이 명확히 확인되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게 우리의 일관된 주장이다. 북한은 최근 7개핵시설에 대해 IAEA의 전면사찰과 팀스피리트훈련중지와 3단계회담을 동시에 합의하는 일괄타결을 비쳤고 미측은 모든 시설에 대한 사찰허용은 큰 변화와 양보로 보고 한국측의 동의를 구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주목되는것은 북한이 소위 핵사찰절충을 하게될 특사교환·남북대화재개를 가급적 외면하려는 태도로서 한마디로 묵과할수없는 일이라 하겠다. 북한이 핵협상을 미국과의 문제라고 고집하는것은 북체제승인과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등을 고려한것이지만 남측은 엄연히 핵문제해결의 당사자인만큼 우리의 의견과 주장이 반드시 반영되어야만 완전한 해결이 될수있는것이다.
현재 미국과 북한은 최근 잇단 비밀접촉에서 상당한 의견접근을 봄으로써 금년말이 되는 내주중에 특별한 상황변동이 없는한 원칙적인 타결을 볼 가능성이 높다. 즉 북한이 7개핵시설에 대해 IAEA의 전면사찰을 받고 미국은 훈련중지와 함께 내년초에 3단계회담일자를 합의하는 선으로 타결하면서 남북대화재개를 적당한 방법으로 끼워넣을 여지가 많다. 이처럼 양측이 연내타결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것은 뻔하다. 핵곡예로 최대한의것을 얻은 북한은 더이상 지연시킬 경우 유엔안보리의 경제제재를 자초하게 되고, 미국 또한 중동평화 협상의 부분해결에 이어 북핵문제의 대강을 연내에 매듭지어 체면을 세우려는 뜻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북핵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시점에서 정부는 보다 확고한 입장을 타결에 반영시켜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북한의 대미·일접근을 저지하려는게 아니고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시키는것이다. 따라서 IAEA의 통상사찰만으로 핵투명성이 완전히 입증된다면 더이상 바랄것이 없다. 그러나 전면사찰에 동의해도 지금까지의 기피와 조건붙이기등으로 비춰볼때 성실하게 사찰을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
때문에 완전한 핵검증은 IAEA의 사찰과 함께 남북한간의 상호사찰이 꼭 이뤄져야하는 소이가 여기에 있다. 이를 위한 특사교환은 북핵타결안에 일괄이든 포괄방식이든간에 반드시 병행되게 반영시켜야만 한다. 물론 상호사찰의 시기는 IAEA의 사찰이 끝난후라도 실시하되 북한이 기피할 경우 팀스피리트훈련의 재개는 물론 3단계회담의 모든 합의도 이행을 중지하도록 못박아야 할것이다.
이것이 김영삼대통령이 누차 어떤 일이 있어도 단호저지하겠다는 다짐과 이어 클린턴대통령과 회담후 설정한 소위 「철저하고 광범위한 북핵해결의 접근방식」인것이다. 정부는 우리의 입장과는 다른 방향으로 타결되는것을 묵인해서도 또 구경만 해서도 안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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