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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해법찾기/「막후 중재역」/갈리 유엔총장 북에 왜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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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해법찾기/「막후 중재역」/갈리 유엔총장 북에 왜가나

입력
1993.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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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소지 사전차단” 의욕/국제사회우려 직접 전달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유엔사무총장이 김영삼대통령과 북한의 김일성주석을 번갈아 만나면서 한반도 핵문제와 관련된 모종의「중재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지난 22일 방한한 부트로스갈리사무총장은 23일 김대통령을 예방한데 이어 24일 판문점을 통해 평양을 방문,김주석과 만나 북한핵문제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이를 조율할 계획이다.

 부트로스갈리사무총장은 이에앞서 일본을 방문, 호소카와(세천)총리와 대화를 나눴으며 북한방문이 끝나면 북경에 들러 중국지도자들과의 연쇄접촉을 가질예정이다. 부트로스갈리사무총장의「일―남―북―중」순방은 표면적으로는『유엔회원국들과의 협조방안을 모색한다』는 것이지만 4개 순방국 모두가 북한핵문제와 직결돼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그의 연쇄순방은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부트로스갈리사무총장도 이같은 점을 의식, 지난 20일 일본에서『이번 방문은 유엔의 분쟁예방외교의 일환』이라고 밝힘으로써 스스로 북한핵문제의「중재역」을 마다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시사했었다. 그는 이때 자신이 지난 4월 캄보디아의 시아누크국가수반을 통해 북한의 김주석에게「메시지」를 보냈으나 정세가 호전되지 않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이번 방북의 의미를 간접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던 것이다.

 부트로스갈리사무총장과 김일성과의 면담은 따라서「북한핵문제에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책임있는 국제기관이 북한권력의 핵심부에 직접적으로 전달한다」는 의미를 갖게될 것이다. 북한은 권력구조의 특이함으로 인해 국제사회의「긴장과 우려」가 지극히 완충되거나 감속되어 상층부에 전달돼 왔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같은 징후는 미북간의 뉴욕막후실무접촉에서도 뚜렷이 확인된바 있다.

 부트로스갈리사무총장은 김주석과의 평양면담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유엔의 북한핵문제에 대한 우려가 얼마나 심각한것이며 따라서 핵문제의 해결이 지연되는 것이 국제사회의 긴장을 어느정도 고조시키는 것인가를 설명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물론 여기에는 23일 김대통령과의 면담결과도 충분히 전달될것이다. 부트로스갈리사무총장이 그동안 유엔사무총장으로서의 일상적인「대북발언」외엔 북한핵문제에 대한「강성발언」을 전혀 하지않았다는 점도 북한으로하여금 그의「상황설명」을 신뢰케 할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번 방북에서 부트로스갈리사무총장은 미북간 3단계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남북대화의 진전이 필수적인 것임을 이해시키는 노력을 할것으로 보인다. 남북대화의 진전은 북한이 생각하는 것처럼 한반도 양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이 IAEA와 협상을 재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국제적인 약속」에서 비롯된것임을 분명히 하게 될 것이다. 이는 스스로의 표현처럼『유엔회원국간 분쟁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의미에서도 그의 중요한 중재자역할의 일부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유엔사무총장의 방북은 최근의 미북막후접촉이 점진적이나마 긍정적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과도 연계를 갖게 될 것 같다. 미국과 북한은 지난 20일과 22일 뉴욕에서 잇따라 접촉을 갖고 합의를 위한 이견을 조금씩 좁혀가고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 이같은 협상의 진전에는 미국보다 북한이 보다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부트로스갈리사무총장의 이번 평양방문은 북한이 대내외적 명분찾기에 적합한 모양이 될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김일성주석과의 면담을 끝낸 부트로스갈리사무총장은 곧바로 북경으로 날아가 강택민중국국가주석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국제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데 이번 기회를 활용하려 들 것으로 전망되고있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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