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조건부 핵사찰수용안 제기”/만날수록 점진적인 진전 “주목” 12월들어 연속 네번이나 접촉하는등 끈질기게 끌어온 미·북한간 핵협상이 타결의 실마리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비공식 실무접촉을 갖고 양측간 제3단계 고위급회담일정의 전제조건인 핵사찰과 남북대화 진전문제를 하꺼번에 매듭짓기로 하는데 의견을 근접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접촉은 사실 시기적으로 좀 의외였다. 지난20일 뉴욕실무회담 하루뒤인 21일 매커리 미국무부대변인은 공식회견에서 『현재 우방과의 협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올해안에 다시 실무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으나 회견후 국무부출입기자에게 배경설명을 하면서 『벌써 크리스마스 휴가가 시작됐기 때문에 시간상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었다.
이번 실무회담은 일본의 한신문이 『22일 상오에 뉴욕회담이 있었으며 북한이 핵사찰을 전면수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해 그 진위를 확인하려는 과정에서 접촉사실이 확인됐다. 국무부는 상오에는 『회담을 하지않았다』고 전면 부인했었다. 그러나 하오늦게 『회담이 있었다』고 번복했다. 『상오에 했는가』라고 묻자 『오늘 있었으며 하오 늦게 끝났다』고만 말했다.
공식대변인은 물론 이날의 회담내용을 일절 말하지 않았다. 뉴욕회담에 참가한 실무진 주변에서 지난 20일회담후 흘러나온 얘기로는 『이번 회담에서는 별다른 진전이 없어 실망스럽다』고 했었다. 그러나 22일 회담후 한 소식통은 『지난 20일의 회담에서 북한은 종전에 핵사찰수용을 거부하던 영변핵시설등 2개장소에 관해서도 핵사찰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했으며 이는 상당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측이 이런 「진전상황」을 다시 확실히 하기 위해 22일 회담을 급히 갖게 된것이라고 말했다. 조건을 붙여 「영변핵시설과 인근 재처리공장의 사찰에 응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 내용중 2개지역의 핵사찰을 받겠다는 시사는 그간의 북한태도와 비교해보면 엄청난 진전이다. 그러나 북한이 일괄타결안과 3차제네바회담을 조건으로 달았다는 점에서 보면 진전으로 보기가 어려운 면이 있어 해석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북한핵문제에 관해 어떤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뒤 새해를 맞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2개의 핵기지에 대한 핵사찰을 수락할 가능성을 비친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이날 뉴욕회담을 급히 열자고 제의한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만일 북한이 이런 미국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다음회담에서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한 7개핵시설의 전면사찰을 수용하면 뉴욕회담에서 상당한 진전을 본뒤 93년을 넘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IAEA가 『핵사찰의 계속성이 끊어졌다』고 선언하기만 하면 미국이 유엔안보리에 북한경제제재안을 상정할 것이기 때문에 7개핵시설에 관한 사찰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지 않고 있다는 투명성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사찰을 거부하고 있는 영변기지등 2개시설뿐 아니라 군사시설이라는 이유로 IAEA에 공개도 하지않고 있는 2개의 핵폐기물시설까지도 사찰을 받아야 한다.
또한 3차제네바회담이 열리기 위해서는 남북한대화의 의미있는 진전이라는 전제도 충족돼야한다. 때문에 실제로 북한핵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먼 거리가 남아있게 된다. 따라서 북한이 과연 7개시설 모두에 대해 핵사찰을 수용할것인지는 곧 있게 될 5차실무회담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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