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에는 경제기구로 정착할것/앞으로 러·베트남도 참여가능성”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윌리엄 보디사무총장은 『우루과이라운드(UR)의 타결은 APEC이 효율적인 교역블록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일시적으로 약화시킬 수도 있으나 결코 지역간 투자 및 교역자율화를 위한 APEC의 노력에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PEC의 초대사무총장으로 지난번 시애틀정상회담의 실무를 주도해 온 보디사무총장은 최근 싱가포르에 있는 사무국에서 본보와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APEC은 오히려 UR타결로 인해 세계 교역질서를 한층 더 자유화시키는데 「플러스」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디총장은 시애틀회담에서 한국이 아시아국가중 APEC의 발전에 가장 열성적이었던 사실을 지적하면서 『앞으로 한국은 APEC이 시도하고 있는 새로운 지역적 교역질서추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이는 한국에 보다 좋은 교역환경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무부 유럽담당차관보등을 역임하며 30년간 외교관생활을 해온 보디총장은 올해말로 임기를 마치고 사무총장직을 인도네시아의 헨드라 에스마라교수에게 넘기게 된다.
다음은 보디총장과는 일문일답이다.
―APEC의 확대발전구상에 대한 한국의 역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APEC에 대한 접근에 있어 일본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한국과 일본간에는 APEC에 대한 분명한 입장차이가 있다. 한국은 시애틀회담에서 보여준 것과 같이 미국이 주도하는 APEC의 미래에 대해 매우 열성적인데 반해 일본은 말레이시아가 주창한 동아시아경제협력체(EAEC)등을 의식,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결국 일본도 내부의 입장이 정리되면 적극적으로 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본다.
한국은 APEC산하의 주요기구인 투자교역위원회(CTI)의장국으로서 APEC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CTI는 APEC의 경제협력기구화를 위한 실무프로그램단계로서 APEC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한국이 이를 주도하는데 대해 미국은 만족하고 있다.
―APEC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과연 경제공동체가 실현될 수있다고 생각하는가.
▲APEC이 결국은 경제기구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APEC회원국들은 최대교역국인 미국을 상대로 교역문제에 대해 쌍무협의를 벌이는 것보다 경제공동체를 통해 단체교섭력을 갖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일부APEC회원국은 미국이 지역경제장악을 시도하고 있다고 우려하고있는데.
▲APEC에 대한 열성도는 각국별로 분명 차이가있다. 열성적인 그룹은 한국 미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싱가포르등이고 사안에 따라 중국과 일본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등은 속도를 늦추기를 바라고 있다. 가장 보수적인 나라가 말레이시아다.
우리는 현재 창조적 긴장감을 갖고 있다. 각국의 경제이해가 너무나 다양하기때문에 더욱 많은 조화가 요구된다.
―APEC회원국을 늘리는데 문제점은 없는가.
▲지난 각료회담에서 멕시코와 파푸아뉴기니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였고 내년에는 칠레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 장기적으로는 러시아와 베트남도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APEC구조는 유엔과는 다르다. 회원국이 확대되면 서로의 이해가 다양할 수밖에 없어 정책결정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 내는데 보다 많은 어려움이 야기될 것이다.【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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