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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의 「규제완화」 소신/이백만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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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의 「규제완화」 소신/이백만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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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석신임부총리는 지난 22일하오 취임후 가진 첫기자간담회에서부터 출입기자들과 배석한 참모들의 혼을 빼놨다. 대부분의 역대부총리들이 『업무파악이 안됐다』는 이유로 말꼬리를 흐리고 속마음을 숨겨 아주 싱겁게 첫기자간담회를 마쳤던것과는 큰 대조를 이뤘다.  정부총리가 이날 제시한 핵심적인 정책과제는 행정규제완화.

 정부총리는 『규제완화는 나의 신념』이라며 『「라인강의 기적」이 별것인가. 당시 에르하르트정부가 한 일은 나치 파시즘 등장이후 20여년간 누적된 각종 행정규제를 과감히 털어버린것이었다. 이게 바로 「라인강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규제만 없애면 (지금 상황에서) 경제는 저절로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30여년간의 군사정권하에서 누적된 각종 행정규제를 청소하는데 부총리직을 걸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졌다. 경제활성화를 비롯하여 사회간접자본 확충, 가격구조 개선(가격현실화), 공기업 혁신등 주요 정책현안을 규제완화차원에서 풀어나가겠다는것이다. 정부총리는 간간이 두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며 『지켜 봐달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2차대전의 패전국 독일과 일본이 전후 경제개혁에 성공, 경제재건의 기초를 닦은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경제개혁의 핵심도 모두 규제완화였다.  

 그러나 정부조직 개편(통폐합)없이는 규제완화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게 정설로 굳어있다. 규제를 담당하고 있던 공무원의 의자를 치워버려야지 그렇지 않을 경우 그 공무원은 또다른 규제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독일과 일본의 전후 경제개혁시에는 전쟁통에 기존의 정부조직이 거의 와해된 상태였다. 규제완화와 정부조직개편(재건)이 동시에 이루어진것이다.   

 김영삼대통령은 이미 정부조직을 개편하지 않겠다고 언명해 놓고 있다. 정부총리는 대통령에 대해서도 『때에 따라 노(NO)라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돌아온 정장고」의 강한 자심감이 허풍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일단 기대해 봄직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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