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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 해줄것이 별로없다(제2의개국/UR새시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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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 해줄것이 별로없다(제2의개국/UR새시대:9)

입력
1993.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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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지원제도 폐지… 자생력시급/「반덤핑」규제로 수출피해는 줄듯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타결은 쌀시장 개방뿐 아니라 우리경제 전반의 체질개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 협상은 각국 정부가 자국 산업육성을 위해  시행해온 각종 지원을 세계무역의 정상화차원에서 조정해야 한다고 규정, 우리도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졌던 정부의 각종 산업지원제도를 크게 감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압축성장을 지향했던 우리산업은 공업화와 수출촉진등을 위해 그동안 금융·세제상의 지원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갖가지 보조금제도의 보호막에 감싸여 있었다. 그러나 이번 협상타결로 산업지원제도의 대폭적인 축소가 불가피해 우리 기업들은 이제 적자생존의 험난한 전쟁터로 끌려나가게 됐다.

 UR는 정부의 산업지원제도 가운데 수출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조금을 금지보조금으로 구분, 협정이 발효되는 95년을 기준으로 8년이내에 폐지토록 하고 있다. 또 직접적으로 수출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돼 결과적으로 다른 나라의 경쟁기업에 피해를 줄 경우에는 상대국이 상계관세를 부과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는 우선 확실히 금지보조금으로 분류될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설비자금지원등 8개 보조금제도를 2002년까지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정부가 금융지원은 해주되 이자율등에서 특혜가 없는 무역금융등 4개제도는 금지보조금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 신축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임시투자세액공제등 상계관세대상 보조금 10가지는 폐지하든지 보완해 시행여부를 선택키로 했다. 앞으로 계속 유지될 수 있는 보조금은 기술·인력개발 세액공제등 허용보조금 27가지와 수출보험제도등 보조금이 아닌 지원 10가지정도 뿐인것으로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수출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현재 수출관련 지원제도는 17개정도로 이중 12개가 금지보조금에 해당될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소기업지원 각종 제도도 마찬가지로 24개 가운데 6개가 폐지될 운명이다. 농산물 부문에서는 2중곡가제도가 없어지게 되고 농민교육등 정부의 일반지원·안보용 비축·구조조정투자등을 제외한 나머지는 95년부터 10년간 금액을 13% 줄여야 한다. 정확한 분류는 종합적인 검토가 끝나야 하겠지만 40%정도의 지원제도가 금지보조금으로 분류돼 폐지될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 잘 대처하느냐가 당장 눈앞에 닥친 과제다. 정부는 현재 금지대상이 되고있는 보조금에 대해서는 경과기간을 최대한 활용, 점진적으로 축소해 가며 상계관세보조금이나 허용보조금으로 대처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더욱 중요한것은 지금까지 정부의 보호막에 안주해 있던 기업들의 자기혁신이다. 기업들이 정부등 외부에의 의존체질에서 얼마나 빨리 그리고 효과적으로 탈피하느냐는것이다. 자생력이 없는 기업은 빠르게 자연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한것이다.

 긴급수입제한조치분야도 우리에게 유리한것만은 아니다. 회색조치의 철폐는 우리의 수출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으로 전망되나 선별적으로 쿼타감축을 허용하는 조항은 후발개도국에 비해 선진국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 상당한 영향을 줄것이다.

 반덤핑분야는 덤핑마진및 피해판정기준이 명료화 또는 강화됐고 반덤핑관세의 부과기준에도 일정한 제한을 두어 반덤핑관세의 남용으로 인한 수출기업의 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을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잘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이 개정되는 반덤핑협정내용을 사전에 파악해 해외투자등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UR협상 타결이 가져온 새로운 세계무역규범은 우리 기업들에 정부의 보호막이 없는 들판에서 힘센 외국기업과의 한판 승부를 강요하고 있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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