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 출범이후 진행돼온 군개혁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 국방부장관의 경질을 계기로 군안팎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군개혁이 더욱 가속화하리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군개혁이 장관이나 군 자체의 의지라기보다 김영삼대통령과 정권차원의 결단에서 비롯된것인데다 전임 권녕해장관의 경질사유가 율곡사업비리와 최근 은폐사실이 드러난 군수본부비리등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이병태장관도 취임사를 통해 『비효율과 비능률, 부정· 무능· 부패· 사리사욕을 몰아내고 진정한 개혁을 성취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국방부의 개혁은 다른 부처의 개혁과 다르므로 지속적이고 내실있게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개혁의 방향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진행될 군개혁에서는 내부 비리 척결이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사실 군내비리 척결은 권전장관도 취임이후 일관되게 추진해 온 일이지만 주로 타의에 의한 의혹벗기기식으로 진행돼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소관부서별로 능동적·적극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리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1차적으로는 현재 국민의 의혹이 커져가고 있는 군수본부 포탄도입 비리사건을 철저히 규명하는데 역점을 두면서 내년초부터는 특검단·감사관실등 모든 사정·감찰기구를 동원해 비리척결에 나설것으로 전망된다. 군수 및 시설비리등 군의 고질화된 비리를 제거하기 위해 감시기능을 더욱 확대하는 대폭적인 조직개편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동안 군은 하나회 제거와 잇단 사정작업등으로 수십년간 군문에 몸을 담아왔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옷을 벗고 지휘체계가 동요되는등의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일선부대 지휘관들은 웬만한 사고에도 인사조치되는 사례가 잦자 이른바 「복지불동」의 자세로 극도의 몸조심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직도 군내에 상당한 인맥을 갖고 있는 이장관은 보훈처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군내부의 여론을 상세히 들어온것으로 알려져 군의 동요를 방지하면서 내실있는 개혁을 추진하는데 역점을 둘것으로 예상된다. 육사17기인 이장관은 군내에 남아 있는 동기와 선배들이 장관에게 지휘권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용퇴하지 않겠느냐는 여론을 의식, 그같은 인사는 없을것이라고 단언하면서도 장관으로서의 지휘역량을 분명히 발휘할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그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적극적인 협력을 강도높게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군관계자들은 이장관이 하나회였던 점을 감안, 앞으로의 인사에서 하나회원들이 어떻게 될까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김대통령은 물론 군수뇌부가 이미 하나회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능력에 따라 선별구제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어 일괄 배제나 일괄 등용같은 급격한 변화는 없을것으로 전망된다.【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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