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협상력으로 「UR좌초」 구출/WTO체제서도 능력발휘 기대 우루과이 라운드(UR)가 7년여만에 가까스로 타결되면서 세계경제계에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UR협상의 총지휘자 피터 서덜랜드(47)관세무역일반협정(GATT)사무총장이다.지난 6월말 아르투어 둔켈의 뒤를 이어 사무총장직에 오른 서덜랜드는 탁월한 협상력과 뚝심으로 난항을 거듭해온 UR 협상을 성공시켰다.
UR타결로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함에 따라 그는 마지막 가트사무총장이자 초대 WTO 의장이 될것으로 보인다.
서덜랜드가 가트를 맡았을때 주변여건은 별로 좋지 않았다. UR의 연내타결이 불투명한 상태여서 자칫하면 모든 책임을 혼자 뒤집어쓸 가능성도 있었다.
90년 말까지 끝을 보기로 했던 협상 시한이 이미 두 차례나 연기된 가운데 농산물 분야에서 미국과 유럽공동체(EC)가 92년말 간신히 타협한 블레어하우스 협정은 『재협상을 못할바엔 차라리 UR를 깨버리겠다』는 프랑스의 강경한 반대로 무산위기에 빠졌다.
UR 협상을 주도한 미국과 EC는 마지막 순간까지 대립에 대립을 거듭하던 끝에 협상 종료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반덤핑문제를 해결하고 시청각 부문은 협정에서 제외키로 합의함으로써 UR를 좌초 위기에서 건졌다.
서덜랜드의 진가는 이 과정에서 나타났다. 미국이 「1백15대 1의 억지」라는 불만을 사면서까지 반덤핑 수정안을 관철시키려고 독주를 계속하자 이를 보다못한 서덜랜드는 막판에 해당 협상그룹의 의장을 갈아치우고 직접 회의를 주재했던것이다. 이때문에 미무역대표부의 슈미트 주제네바 대사는 『서덜랜드를 해고해 버리겠다』며 화를 낸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새로운 WTO 체제의 출범으로 앞으로 10년간 세계 생산고가 6조 달러 가량 늘어날것이며 이중 1조 달러가 미국의 몫이 될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세계은행(IBRD)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EC 일본 중국이 UR 덕에 2002년까지 각각 7백억 달러 4백억 달러 2백70억 달러의 이익을 볼것이지만 중남미 나라들은 1백억 달러, 일본을 뺀 아시아 나라들은 80억 달러의 이익에 만족해야 할것이며 가난한 아프리카 나라들은 손해나 안보면 다행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아일랜드 최대 금융그룹인 얼라이드 아이리시 뱅크 총재 EC 공정경쟁 담당 집행위원을 지낸 서덜랜드가 UR 타결에 따른 이익을 공평하게 분배하는데 얼마나 능력을 발휘할지 두고 볼 일이다.【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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