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별 역할분담… 일관된 정책 추진/강한개성 불협화음 소지… 조화 과제 『여권을 구성하는 3개축, 즉 내각과 청와대와 민자당간 힘의 균형이 깨지고 있다』
21일의 개각내용을 지켜본 여권관측통들은 한결같이 여권 역학구도가 급속히 변화될것으로 전망한다. 새진용이 가진 현실적 무게와 함축적인 성격을 감안할 때 정국운영의 저울추가 내각쪽으로 대폭 기울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러한 해석은 무엇보다 김대통령이 내년 정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기용한 이회창총리·정재석경제부총리·최형우내무장관등 주요각료 개개인의 면면이 모두「내로라하는」소신과 추진력으로 특징지워 진다는데서 기인한다. 여기에다 여러인연을 통한 김대통령의 개인적 신임도 두터워 향후 내각의 목소리가 예전같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새진용이 과거와 다른의미에서「강성」이라는 인상을 주는것은 이런 까닭이다.
때문에 정가에서는 벌써부터 이총리내각이 앞으로 펼쳐보일 팀컬러를 요모조모 따져보는 분석들이 구구하다. 대체적인 견해는 김대통령의 개혁과 경제회생의지를 사회밑바닥에까지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실무내각의 소임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는 쪽이다.
우선 이총리를 비롯한 주요포스트들이 김대통령과 이른바「 직보라인」을 형성할수 있는 인물들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청와대와 언로를 항상 열어둘수 있다는것은 김대통령의 정치스타일이 빚어낸 소위「인치논쟁」을 불식시킬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것이라는게 여권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아울러 김대통령도 그만한 권한의 몫을 이양하는데 따른 부담을 줄일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한여권소식통은『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국정의지가 공직사회의 밑바닥까지 파급될수 있도록 내각의 긴장도를 높이는 것』이라며『새 내각은 누구보다 대통령의 뜻을 체득하고 있는 진용인 만큼 여기저기 눈치보지않고 일관된 정책을 추진할수 있을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소식통은 또『이총리가 경력상 국가경쟁력강화로 통칭되는 과제를 원만히 수행하기에 다소 약점이 있다고는 하나 몸에 밴 합리성과 소신,꼼꼼함으로 행정의 누수를 최소화하는 리더십을 견지하면서 각 부처의 총괄조정기능을 충분히 다할 것으로 본다』며 이총리를 정점으로한 내각의 역할분담체제가 조만간 갖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관점에서 새내각을 일률적으로 대통령의「친정체제」라고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도식적이라는 얘기가 적지않다. 대통령과의 지근인사가 대거포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오히려 내각의 독립성과 힘이 실린 정책추진을 강화하는 것으로 봐야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어떤의미에서 새진용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기능을 뛰어넘는 팀웍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요컨대 이내각은 상당한 권한이 주어진 정경제팀 이영덕외교안보팀 최내무팀을 3개의 버팀목으로 하면서 정국관리의 중심축을 형성할것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22일 개편된 청와대그룹과 금명 새 당직진용이 짜일 민자당의 역할이 내각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화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것도 이내각이 펼칠 드라이브에 거는 기대를 대변하고있다.
그러나 새내각의 역할수행여부에 부정적인 시각이 없는것도 아니다. 개개인이 특유의 개성으로 소관업무를 챙기고 관료사회의 해이를 추스를수 있는 능력을 십분 발휘하겠지만 강한 개성들이 서로 뒤엉킬경우 과연 전체적인 화음을 빚어낼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그것이다. 또 정책을 구체적으로 입안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대통령과 내각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하는지도 과제로 부각된다.【이유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