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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사기 등 추궁… 군수뇌 “진땀”/이 국방 취임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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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사기 등 추궁… 군수뇌 “진땀”/이 국방 취임첫날

입력
1993.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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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1백여명 파격·당혹속 첫대면/“국민의 군 거듭나라” 매서운 질타 이병태 신임 국방부장관과 군수뇌부의 첫 대면은 시종 상식을 뛰어넘는 파격과 당혹속에서 진행됐다. 22일 상오 이취임식에 이어 하오 1시30분부터 국방부 제1회의실에는 합참의장과 각군총장 국방부 직할부대장등 장군 1백여명이 모여 긴장된 표정으로 신임장관을 맞았다. 이른바 면알회(면알회)다.

 장군들은 회의실 한가운데 놓여진 칠판이 이상한듯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곧 이어 들어선 이장관은 아무말 없이 칠판으로 다가갔다. 「VESSY」 「MEYERS」등의 영문이름과 그래프가 그려졌다.

 잠시후 의자에 앉은 이장관은 미군장성인 이들의 직위가 선후배사이인데도 여러번 역전됐던 점을 들며 자신의 군선배인 이양호합참의장이나 동기(육사 17기)인 김동진육참총장등이 물러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했다.

 이장관은 이어 『주요 사령부별로 군개혁을 위한 7일 합숙팀을 내일 바로 구성해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순간 참석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 돼버렸다. 『지금 군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령부별로 계급을 따지지 말고 현자들을 10여명 내외로 모아 그동안의 개혁작업 성과와 앞으로 해야할 일을 토론해 결과를 국방부로 직접 보고해 주십시오. 크리스마스 휴일도 반납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방부는 용사의 집에 방을 얻어 차관주도로 합숙해 주십시오』 거침없이 이어지는 장관의 말을 군수뇌부는 메모하기에 바빴다.

 지시를 마친 이장관은 다시 칠판에 「상식에 근거한 질문 몇가지」라고 적은뒤 군수본부 포탄도입 사기사건을 매섭게 추궁하기 시작했다. 『군수본부장, 간부가 몇명입니까』 『일일결산과 심사분석을 하고 있습니까』 『특검단은 그동안 왜 전면감사를 하지 않았습니까』 『국방부엔 감시기능이 없습니까』 『이같은 사건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됩니까』 끊임없이 이어지는 추궁에 주무장군들은 진땀을 흘려야 했다.

 답변을 다 들은 이장관은 『이렇게 국방을 관리하면서 국민들에게 국방예산을 더달라고 할수 있느냐』고 일갈했다. 국민들의 군에 대한 불신을 얘기하는 이장관의 말에 회의장은 찬물을 끼얹은듯 조용하기만 했다.

 한 참석자는 『군기를 잡는 자리인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까다로운 내무반장」을 만난것 같은 표정이었다. 이날 모임이 군의 향후 모습을 어떻게 변모시킬지 두고 볼 일이다.【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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