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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이별」/사무아조「텍사코」/화제 불소설 2편 선봬(문학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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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이별」/사무아조「텍사코」/화제 불소설 2편 선봬(문학살롱)

입력
1993.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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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르노도­공쿠르상 수상작/결별직전 부부심리 세밀히/이별/식민지의 고통과 극복 그려/텍사코 현대 프랑스 문학이 나아가는 모습을 알려주는 소설 두 편이 연말 서점가에 신선함을 주고 있다.파트릭 사무아조의「텍사코」(박혜영 홍상희 옮김, 서가간)와 단 프랑크의 「이별」(김웅권 옮김, 해냄간)은 카리브해의 정서와 여성의 독자적인 삶을 수용하고자 하는 프랑스 문단의 풍경을 읽을 수 있게 하는 작품들이다. 프랑스의 양대 문학상이라는 공쿠르상과 르노도상을 받을 만큼 프랑스 내에서는 이미 문학성을 평가받았다.

 「텍사코」는 92년 프랑스 최고의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받은 작품이다. 마르그리트 뒤라스, 파트릭 모디아노, 레이몽 장등 최근 이 상을 받은 작가들이 누보 로망 이후 프랑스적인 신세대 문학을 추구한다면,「텍사코」의 작가 사무아조는 식민지 주변부 문학을 중심으로 끌어들인 작가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카리브해의 프랑스령인 마르티니크 섬의 포르 드 프랑스 출신이다. 고등학교까지 이 곳에서 공부했고, 이 지방의 토속어인 크레올어를 작품 곳곳에 사용하며, 신화와 전설이 삽입된 독특한 문학을 추구해왔다.

 「텍사코」는 어느날 새벽 재개발 책임자로 있는 도시계획가가 마르티니크의 빈민 거주지인 텍사코 동네에 오면서 시작된다. 이 지역을 헐 생각을 하는 도시계획가는 동네 토박이 여인 마리 소피 라보리유를 만난다. 이 여인은 할머니, 아버지로부터 자신까지 텍사코에 살며 겪었던 갖가지 사연을 도시계획가에게 이야기한다.

 동네사람들로부터「예수」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도시계획가는 텍사코는 재개발의 대상이 아니라, 마르티니크인들의 삶의 터전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재개발 계획을 취소한다. 

 성서와 카리브 지방의 전설이 오버랩되는 수법은 92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던 카리브 출신 작가 데릭 월코트와 통하고 있다. 데릭 월코트가 영어로 작품을 쓰면서 카리브 흑인들의 비애와 자부심을 우화적으로 그리고 있다면, 사무아조는 프랑스인의 지적인 문체로 식민지 현실의 아픔과 극복을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단 프랑크의「이별」은 92년 르노도상을 받은 작품으로 결별 직전의 부부의 심리상태를 정확하고 단정하게 그리고 있다.

 특별한 이유없이 이별을 원하는 아내에게 남편이 품는 원망과 질투 미움 그리고 온갖 어려움에도 진정한 삶을 찾고자 하는 아내의 방황이 사실적으로 드러난다. 

 아라공, 미셀 빅토르, 르 클레지오, 아니 에르노등을 잇고 있는 르노도상 수상자 답게 프랑크는 전위적이고 실험적이면서도 가독성을 잃지 않는 작품을 쓰고 있다. 

 달동네의 풍경이나 여성의 독립된 삶에 대한 요구가 우리의 현실과 맞닿는 점도 많아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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