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 출범 2월25일 김영삼대통령의 제14대 대통령취임은 문민정부의 출범으로 기록됐다. 3공과 유신, 5·6공으로 이어지며 30여년간 계속되던 군사정권의 통치사는 야당출신 민간정치인에 의해 막을 내렸다. 김영삼정부는 정통성을 바탕으로 도덕성을 내세우며 취임직후부터 강력하고 숨가쁜 개혁정책을 추진했다. 문민정부는 개혁의 당위성속에서도 능률과 형평성이라는 논쟁을 유발시키기도 했다.
◇쌀시장 개방
우루과이라운드협상 타결로 국내 쌀시장이 열리게 됐다. 정부의 협상대표단은 「쌀시장 사수」를 다짐하고 협상에 임했으나 협상과 동시에 개방불가피로 방향을 급선회, 12일간의 마라톤협상끝에 지난 14일 「유예기간 10년, 유예기간중 최소시장접근비율 1∼4%」의 조건으로 쌀시장개방에 합의했다. 이로써 『쌀만은 안된다』는 국민의 외침에도 불구, 반만년을 지켜온 우리의 주식시장이 열리게 됐다.
◇금융실명제 단행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12일 저녁 대통령긴급명령으로 발효된 금융실명제는 우리경제의 암세포로 지적돼온 검은 돈의 통로를 완전차단, 경제의 새틀을 짠 일대혁명이었다. 두달간의 실명화기간동안 대부분 가명계좌들이 제이름을 찾아 「성공적 출발」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실명제취지를 무색케 한 보완조치와 속속 노출된 제도상 허점으로 「한국판 실명제」의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잇단 대형참사
문민정부가 출범한 93년은 격동기의 사회이완현상을 반영, 유난히도 곳곳에서 각종 대형참사가 잇달았다. 3월28일 부산 구포역 무궁화호열차전복(사망 78명·부상1백5명), 7월26일 아시아나여객기추락(사망 66명·부상44명), 10월10일 서해훼리호 침몰(사망2백92명)등 륙·해·공으로 이어진 참사 희생자수는 거의 두자릿수 이상으로 국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공직자 재산공개
새정부 출범직후 3월부터 정국은 엄청난 재산공개 회오리에 휩싸였다. 재산공개는 공직사회가 지닌 부도덕한 단면들을 들춰내고 부패구조척결의 당위성을 부각시켰다. 장관2명이 물러났고 박준규의장을 포함, 민자의원 4명이 의원직을 사퇴했다. 사회 각분야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치면서 부와 권력을 공유할 수 없다는 인식을 확고히 심어주었다. 재산공개는 공직자윤리법개정으로 제도화되었다.
◇대전엑스포 개최
「새로운 도약에의 길」이란 기치를 내걸고 8월7일 개막된 대전엑스포는 엑스포사상 가장 많은 1백8개국 33개국제기구가 참가한 가운데 93일동안 계속된 지구촌의 경제·과학 올림픽이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처음 열리는 국제박람회여서 우려가 없었던것은 아니나 외국인 67만명을 포함, 전국민의 3분의1가량인 1천4백여만명이 관람하는등 과학교육장으로서 커다란 역할을 해냈다.
◇한약분쟁 파문
「약국에 재래식 약장외에 한약장을 둘 수 있다」고 약사법시행규칙을 고친것이 발단이 된 한약파동은 한의대학생들의 집단유급사태를 빚은것은 물론 약사 한의사간의 대결과 로비전으로 비화돼 양단체의 시위등이 연일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대한약사회는 전국규모의 약국휴업을 결행, 국민건강을 볼모로 한 시위란 비난을 받았고 휴업을 주도한 대한약사회장직무대행 김희중씨가 구속되기도 했다.
◇구총독부건물 철거 결정
11월5일 정부는 구 조선총독부건물(현 국립중앙박물관)을 95년말께 철거하기로 확정 발표, 광복후 40여년 동안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철거문제를 매듭지었다. 건물 철거가 확정됨에 따라 국립중앙박물관은 2000년까지 용산가족공원안에 3천5백억원을 들여 신축된다. 구총독부건물 철거후 중앙박물관은 신축박물관 완공때까지 박물관경내 사회교육관으로 임시이전된다.
◇슬롯머신·카지노 비리
문민정부출범과 함께 검찰은 슬롯머신 및 카지노업계의 비호세력수사를 신호탄으로 정·관계 실력자들에 대한 사정에 착수, 「6공 황태자」 박철언국민당의원(51)과 엄삼탁병무청장(53) 이건개대전고검장(52)등 과거 실력자들을 가차없이 구속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현직 고검장이 구속되고 고검장급 2명이 사임하는등 내홍도 겪었다. 그러나 「보복사정」 「표적수사」 시비도 끊이지 않았다.
◇율곡비리 감사
통치행위가 감사대상인가하는 논란속에 노태우·전두환전대통령까지 조사했다. 억대의 수뢰혐의로 고발당한 인사만도 이종구·이상훈전국방장관, 김종휘전청와대외교안보수석, 한주석·김철우전공참총장, 김종호전해참총장등 6명. 차세대전투기, 대잠수함초계기, 차세대구축함등 23개분야에 대한 두달여간의 특감에서 지적사항48건에 징계요구대상은 54명. 이중 장성만도 9명이고 별수론 1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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