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평온속 물밑작업 분주/권국방 무기사기 불똥에 분위기 급변/「쌀」 책임장관들 담담… 후임에 주문도 김영삼정부의 제2기내각구성을 위한 개각발표를 하루앞둔 20일 관가는 정중동의 숨가쁜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이번 개각의 경우 어느 누구도 새 각료인선 내용을 점칠수 없는 김대통령 특유의 인사스타일로 인해 관가는 더욱 가슴을 조이는 모습이었다.
▷청와대 총리실◁
○…김대통령은 이날상오 대전엑스포성과확산보고대회를 주재하고 낮에는 불우이웃돕기 관계자들과 오찬을 함께 한데이어 저녁에는 민자당의원및 원외지구당위원장전원과 만찬을 했다.
개각과 관련한 움직임이라고는 이날아침과 하오2차례 박관용비서실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정도이다. 그만큼 이번개각이 내밀하게 진행되고있음을 말해주고있다.
그러나 이런 표면적 공식일정과는 달리 김대통령은 이날밤 입각대상자중 아직 한번도 만나본적이 없는 인사 1∼2명을 접견,마지막 낙점을 한것으로 알려졌다.
박실장은 이날상오 김혁규사정비서관을 불러 김대통령에게 올릴 최종보고서를 작성하다가 낮12시30분께야 김비서관과 단둘이 청와대인근 한음식점에서 점심식사. 박실장은 개각내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을 다문채『내일은 개각내용만 발표될것』이라고 말해 청와대수석과 당직개편은 하루씩 시차를 두고 이루어질것임을 시사했다.
개각전야인 이날도 청와대내에서조차 개각내용은 오리무중.『개각내용이 발표전 조금이라도 새어 나가면 김대통령과 박실장중에서 얘기했다고밖에 할수없다』는 말이 나오는 형편이다.
다만 한 관계자는『개각인선보다 청와대 수석교체가 더 어려운 느낌이다. 김대통령이 한 식구로 지낸 사람들을 무조건 교체하기가 쉽지 않을것』이라고 말해 입각등「자리배려」없이 물러나는 수석은 없을것으로 전망.
○…이회창국무총리는 이날상오 집무실에 출근하자마자 개각을 앞두고 행정공백이 일지않도록 공무원들의 복무실태를 점검할것을 지시하는 한편 최근 물의를 빚고있는 무기수입사건에 대해서도 관계장관에게 철저한 진상조사를 특별지시하는등 의욕에 찬 모습이었다.
이총리는 이날 상오 청와대에서 열린 대전엑스포성과 확산대책보고대회에 참석한뒤 김대통령과 독대할것으로 예상됐으나 개각인선과 관련한 협의는 21일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부처◁
○…문민정부 제1기경제팀장인 이경식부총리는 20일상오 청와대에서 열린 대전엑스포확산보고대회에 참석한후 하오에 과천청사 집무실로 들어와 이석채예산실장을 불러 내년도 예산집행계획을 챙기는등 겉으로는 평온한 모습. 이부총리는 이날 하오 기자들과 만나 『지난 17일하오 김대통령과 단독면담을 했으나 어떠한 언질도 받지 않았다』며 개각내용에 대해서는 『노코멘트가 아니라 아는것이 없어 얘기할 수가 없다』고 담담한 표정.
○…재무부직원들은 개각폭에 대해 구체적인 윤곽이 잡히지 않자 여기저기 선을 대 감을 잡고있으나 답답함을 풀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개각때문에 국장급인사를 미뤄왔던 재무부는 개각결과가 인사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라는 눈치.
홍재형장관은 이날상오 엑스포 성과확산보고대회에 참석했으며 하오엔 세제발전심의위원회 간담회를 개최한 후 뒤이어 상의클럽에서 세발심위원과 금융산업발전위원회위원들을 초청, 송년회를 가졌다.
○…농림수산부직원들은 이번 개각대상에 허신행농림수산부장관이 포함될것이 확실하다고 보고 누가 후임으로 올것인지, 신설되는 청와대 농수산수석비서관에 누가 발탁될것인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농림수산부 직원들은 특히 청와대비서실에 농수산수석자리가 신설되는것은 통치권자가 농업에 대단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는것을 입증하는것이라며 고무된 반응.
한편 허장관은 20일낮 기자들과 만나 『누가 후임으로 들어오든지간에 신임장관은 농가부채탕감과 같은 직접보상제는 농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것』이라며 『정부는 인기위주의 정책을 펴기보다는 농업구조개선작업에 치중하는것이 정도』라고 밝혀 사실상 이임회견을 대신했다.
○…상공자원부직원들은 김철수장관의 유임이 유력할거라는 낙관론을 내세우면서도 개각 폭이 예상밖으로 커질 경우 주미대사등 다른 통상관련 요직으로 수평이동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들.
김장관은 20일상오 청와대의 엑스포성과 확산대회에서 김영삼대통령에게 보고하는등 정상적인 업무추진에 몰두. 측근의 한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보고때 본인의 거취여부에 대해 미리 귀띔을 받았는지 궁금했으나 국제협상 전문가답게 워낙 포커페이스여서 감잡기 어렵다』고 한마디.
▷사회부처◁
○…권녕해장관의 유임·경질설이 팽팽하던 국방부는 무기사기사건 의혹이 증폭되면서 경질쪽으로 방향이 바뀌는 분위기. 특히 이번 사건과 관련, 권장관이 일요일 긴급기자회견을 갖는등 진화에 안간힘을 썼으나 이 자체를 두고도 말이 많은데다 김영삼대통령이 「지위고하를 막론한 관련자 엄벌」지시가 이같은 분위기를 선도.
○…보사부직원들은 장관경질이 거의 굳어가고 있다고 보고 후임장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일손이 잡히지 않는 눈치. 직원들은 여성장관 안배케이스로 온 2명이 다 기대에 썩 부응하지 않았음을 감안, 이번에는 업무능력위주로 인선되지 않겠느냐는 반응.
○…교육부는 오병문장관의 경질여부에 계속 엇갈린 반응. 일부 직원들은 오장관이 교육계의 최대 현안이던 전교조사태를 일차 마무리짓는등 큰 과오없이 교육부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유임론. 반면 한편에선 오장관이 입시부정의 홍역후에도 뚜렷한 개혁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추진력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것이 아니냐며 경질론.
○…노동부는 이인제장관의 경질여부와 무관하게 거취에 낙관적인 분위기. 직원들은 이장관에 대한 김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이장관이 유임되거나 영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 직원들은 이장관이 초기에 개혁적인 노동정책 추진과정에서 균형을 잃어 「무노동부분임금」파동등을 불러일으키기는 했으나 그동안 쌓은 실무감각으로 내년에 있을 노동관계법 개정등에 이장관만한 적임자를 찾기 힘들것이라고 분석.
○…환경처는 황산성장관의 경질쪽으로 기우는 분위기. 직원들은 장관이 경질될 경우 후임장관으로는 민주계나 여성계인사를 거명.
○…교통부에서는 개각발표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정재석장관의 유임론이 우세해지면서도 일부에서는 여전히 경제부총리로 영전가능성을 배제않는 분위기. 직원들은 특히 교통부내의 유임을 원하는 분위기와는 달리 외부에서 꾸준히 정장관이 거론되자 조심스레 후임으로 차관을 지낸 적이 있는 민자당의원과 교통행정을 두루 알고 있는 외청장을 조심스레 점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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