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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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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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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30일 무역의 날 행사때 빚어졌던 작은 해프닝이 지금도 생각난다. 수출유공포상업체로 선정된 두 중소기업이 이미 도산해버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선정경위에 대한 당혹감과 중기의 생존 현실에 대한 쓰라림이 새삼 교차했던 사건이었다. 그런데 그런 착오는 무역협회가 지난7월까지의 수출실적기준으로만 포상업체를 선정, 그뒤 확인을 않은 탓으로 드러난바있었다.◆이 한가지 일만으로도 우리가 안고있는 큰 취약점이 바로 드러난다. 매사를 철두철미 검증하고 확인하는데 너무나 소홀한것이다. 중기육성과 지원을 그렇게 큰소리쳤으면서도 포상대상에 오른 유망중기조차 제때 지원해 살려주기는 커녕 쓰러진 사실조차 모르는 캄캄함이 아닌가. 시작만 있고 확실한 끝맺음은 없으며, 말의 성찬만 앞세우고 실천이 따르지 않는 이런 일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다.◆쌀파동 개각을 몰고온 대선때의 개방절대불가공약을 비롯, 농두사미로 흐른 윤리위에 의한 공직자 재산실사처리등이 그랬다. 또 변협이 앞서 사법부수장퇴진주장관철에 이어 최근 사법부근본개혁을 촉구하는 건의를 잇달아 내면서도 자체 징계에는 소홀,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 이모변호사에 대한 징계를 「사실조사미흡」을 이유로 넉달째나 보류하고 있는것도 다를게 없다는 소리가 없지않은 것이다.◆이런 와중에서 또 터져나온 국방부의 무기도입사기 사건은 우리 군수및 안보행정의 한심한 취약점마저 노출시켜주고 있다. 단 한 사람의 담당직원이 제대로 확인만 했으면 막아질수 있었던 사건이 3년의 세월과 감사, 그리고 수많은 책임자가 오가는 과정을 거치면서도 바로 잡히기는 커녕 세번씩 연거푸 속아넘어가 나라체면에 먹칠을 하기에 이른 일이야 말로 「확인불재」의 극치라 할만하지 않은가.◆도산해 이미 사라져버린 기업을 수상자로 태연히 선정하는 이같은 작은 무신경에서 부터 크게는 나라가 들썩이는 일들에 이르기까지 두루 일관하는 우리의 문제가 「확인」 및 「실천」불재임이 더욱 실감되고있는 오늘이다. 국정을 책임진 당국자부터 모범을 보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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