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정통 유대교도들 사이에 유전공학을 이용한 「의학적 궁합보기」가 급증, 논란이 일고 있다. 「도르 예쇼림」(Dor Yeshorim·정의로운 세대를 위한 유대인들이라는 뜻)으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결혼을 앞둔 남녀가 유대인들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타이삭스씨병·낭종성 섬유화증·고셔씨병등 3가지 유전병의 유전자 보유여부를 검사, 이 유전자를 가진것으로 판명될 경우 이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자녀를 낳지않기 위해 서로 결혼을 피하는 운동이다.
이같은 아이디어에 찬성하는 남녀는 유전자 검사를 받을때 6자리로 된 고유번호를 함께 받으며 도르 예쇼림본부는 이들의 검사결과를 보관하고 있다가 교제를 시작하거나 혼인을 생각중인 남녀의 요청에 따라 해당자의 유전자 보유여부를 통보하게 된다.
지난 83년부터 시작된 도르 예쇼림의 주창자는 랍비인 요셉 엑스타인. 그는 자녀 10명중 4명을 타이삭스씨 병으로 잃은 장본인이다.
그도 자녀들이 타이삭스씨 병으로 죽기 시작하자 처음에는 다른 자녀의 혼인이 걱정돼 쉬쉬했으나 4번째 죽음을 눈앞에 보면서 『타이삭스씨 병으로 죽을 자녀를 4명이나 주신 하나님의 뜻을 알게돼 도르 예쇼림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엑스타인이 처음 이 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자녀도 하나님께서 주시는대로 받는것이 유대인의 도리』라는 비판과 함께 거센 반발에 부딪쳤으나 차츰 그의 뜻에 공감하는 랍비들이 늘어나면서 유전자 검사를 받겠다는 남녀도 많아져 첫해에는 45명에 불과하던 피검사자가 이듬해에는 2백50명으로 늘어나면서 계속 증가, 지난해에는 8천명이나 검사를 받았다.
지금까지 이 검사를 받은 후 혼인계획을 포기한 남녀는 최소 67쌍.
현재 예쇼림은 ▲유전공학의 발달로 10만종에 달하는 인간유전인자가 모두 밝혀지면 유전자에 의한 궁합보기 때문에 혼인을 못하는 남녀가 급증하고 ▲검사과정에 인간적 또는 기술적 실수가 없다는 보장이 없으며 ▲유전자는 갖고 있으나 발병을 하지 않는 경우에 대한 보상방법도 없을뿐 아니라 무엇보다 ▲인간의 자율성을 억제하는 괴물로 둔갑하기 쉽다는등 갖가지 비판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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