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부서 “미도착” 수차례 보고/군특성상 본부장이상 알았을듯 국방군수본부의 포탄도입사기사건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과연 사기당한 사실을 언제 어느 선까지 알고 있었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수본부 실무자들은 155㎜포탄 선적서류를 접수한지 6개월후인 지난 6월께야 사기당한 사실을 처음으로 알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탄약과 같은 위험물자의 해상운송기간이 평균 6개월이므로 지난해 12월29일 선적서류를 받고 6개월을 기다리다 확인한 결과 포탄이 선적되지 않은 사실을 발견했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계약 및 도입시기가 비슷한 105·155㎜는 그렇다치더라도 도입시기가 훨씬 빠른 90㎜포탄의 경우를 보면 이들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4천발을 1백88만여달러에 도입하기로 한 90㎜ 포탄은 88년 11월24일 계약해 91년5월7일 선하증권을 접수했다. 군수본부의 설명대로 선하증권 접수일로부터 통상 6개월의 운송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91년11월께는 포탄이 도착했어야 마땅하다.
당시부터 무려 1년7개월이 경과된 지난 6월에야 사기당한 사실을 알았다는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실무자들은 이에대해 프랑스 무기중개상이 선적이 늦어지는 갖가지 이유를 대 의심하지 않았다고 설득력 없는 주장만 거듭하고 있다.
이같은 의문은 포탄소요부서인 육군군수사령부가 91년11월부터 지난11월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포탄이 도착하지 않았다고 군수본부에 보고를 올렸다는 사실에서도 지적된다.
육군군수사등에 의하면 군수사는 91년5월 선하증권에 제시된 90㎜ 포탄의 경우 선적되지 않은 사실을 91년11월20일 처음 확인하고 군수본부에 공문을 보낸 것을 비롯, 올 11월22일까지 8차례에 걸쳐 포탄이 도착하지 않은 사실을 보고 했다.
군수사는 또 지난해 12월 선하증권이 도착한 105,155㎜ 포탄의 경우 지난5월11일부터 3차례에 걸쳐 미도착 사실을 군수본부에 통보했다. 군수본부측은 이에대해 물건이 곧 온다는 내용만 단 2차례 통보한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에 비춰볼때 적어도 군수본부 실무자들은 91년7월께 포탄도입 사기사건을 알았을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사기당한 사실을 과연 어느 선까지 알고 있었느냐는 점이다.
군수본부의 외자사업관리규정에는 외국에서 50만달러 이상의 무기를 들여올 경우 계약관계는 본부장 결재사항이지만 대금지급이나 하자보상등의 부분은 조달2부장 전결사항이다.
90년 12월부터 92년 12월까지 군수본부장을 지낸 이상호씨는 이와관련, 『포탄도입과 관련해 선적서류 하자여부나 사기당한 사실등에 대해서는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한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말대로라면 당시 사기당한 사실은 적어도 부장 이하의 선에서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되지만 상급자에 대한 보고를 불문율로 하는 군조직 생리상 본부장 이상이 알고 있었을 개연성이 있다.
실무자든 상급자든 사기당한 사실을 은폐했다면 무기중개상인 광진교역과의 유착 및 공모여부가 자연히 초점이 될 수밖에 없다. 사기당한 사실이 상부에 알려질 경우 문책을 두려워해 보고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무기중개상과의 커미션수수나 그 이상의 결탁가능성이 예상되고도 남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군검찰 수사결과 외자처장 윤삼성대령등 실무자들은 한결같이 중개상 광진교역 대표 주광용씨와의 공모·결탁여부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져 주씨의 신병이 확보돼야 전모가 드러날것으로 보인다.【이충재기자】
◎주광용씨에 탄약중개권넘긴 다성상사/85년 설립… 매년2∼3백만불상당 중개
포탄도입사기사건의 중요인물로 현재 해외에 도피중인 광진교역 대표 주광용씨(52)에게 군수본부 탄약주계약자 자격을 넘긴 다성상사는 85년 설립된 탄약등 화약류전문 무역중개상이다. 대표 이희갑씨(48)는 충남 태안군에 태안조선소를 운영, 서울 여의도 산정빌딩9층에 있는 사무실에는 일주일에 한두차례 들를 뿐이고 여직원 2명이 주로 업무를 맡아왔다.
군수본부와 프랑스FEC사간의 90㎜포탄 도입계약을 중개한 이씨는 18일 『88년6월 군수본부의 포탄수입자 공개입찰에서 선정된것은 사실이나 90년11월 수입 중개권이 넘어가 광진교역이 FEC사와 포탄무기도입 계약을 한것으로 안다』며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 일체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88년 미국 PT인터내셔널회사와 이스라엘제 90㎜포탄 4천발을 1백80만달러에 수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으나 계약내용과 달리 제품의 질이 떨어져 선적전인 90년6월 계약을 파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다성상사는 매년 2백만∼3백만달러 상당의 포탄을 수입해 군수본부에 납품하고 있으며 광진교역과 경쟁관계에 있는 무기중개업체로 알려졌다.【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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