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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별 인사·급여제」확산/삼성·두산·현대 등 속속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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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별 인사·급여제」확산/삼성·두산·현대 등 속속 도입

입력
1993.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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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승진·명예퇴직 적용/연봉제·경력자 사내모집도/「평생직장」퇴색… 공정한 평가 과제 재계에 「능력 최우선주의」 바람이 일고 있다. 

 그동안 연공·서열 위주로 인사·급여를 결정해오던 기업들이 최근 「자리나 연공보다는 사람 우선」이라는 대원칙아래 능력에 따라 보수체계를 달리 하고 능력있는 사원을 파격적으로 승진시키는 발탁인사제를 도입하는등 인사·급여체계의 틀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치고 있다. 이같은 인사·급여의 개혁바람은 저성장·고임금시대와 국제화·개방화에 따른 기업경영여건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기업의 불가피한 대응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새로운 인사조류는 능력급제, 발탁제, 직급정년의 의미가 강한 명예퇴직제, 기능직과 관리직의 단일호봉제, 경력사원의 사내모집등 다양한 형태로 자리잡아나가고 있다. 각 그룹들은 이같은 신인사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그룹차원의 조직을 갖추고 부분실시를 통한 실험과 완전정착을 위한 묘안을 짜내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그룹비서실과 계열경제연구소인력을 중심으로 「신인사 전담팀」을 구성, 제일합섬을 시범사로 정해 새로 도입하기로 한 급여와 승진체계를 실험중이다. 지난 1일 삼성그룹의 신인사시범사로 정해진 제일합섬은 우선 기능직과 관리직, 남녀의 호봉단일화작업에 들어갔으며 연공급과 능력급을 합산했던 임금체계를 공동급 능력급 직능급을 합산하는 방안으로 개편하고 발탁승진규정도 마련중이다. 삼성그룹은 내년부터 신인사제도 시범사로 중공업과 전자를 추가 지정, 그룹내 전계열사로 확산해나갈 계획이다.

 연초부터 전담조직을 두고 새 임금체계를 모색해온 두산그룹은 내년부터 과장급이상 전임직원에 대해 능력급의 하나인 연봉제를 실시키로 했으며 코오롱그룹의 (주)코오롱과 코오롱상사도 곧 능력급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럭키금성그룹의 금성사와 금성정보통신 금성일렉트론이나 포철 신세계 삼양사등이 부분적인 능력급제를 시행하고 있고 진로그룹도 연구원과 기능직종사자를 대상으로 직능급제를 도입해 특허출원건수와 기능숙련도에 따라 급여에 차등을 두고 있다.

 금성사는 특히 최근 인사에서 초임과장 7명을 부장으로 진급시키는 파격적인 발탁인사를 실시했고 앞으로 발탁승진제도를 정착시켜 발탁의 대상을 일반사원과 대리 부장급등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젊고 능력있는 사원을 중용하는 발탁인사제와 함께 근무연한이 오랜 임직원들의 조기퇴직을 유도하는 기업도 늘어 럭키금성그룹의 일부 계열사가 직급정년제 성격의 명예퇴직제도를 실시중이며 한국중공업 (주)코오롱 한일합섬등 상당수 기업들도 부분적인 명예퇴직제를 도입해놓고 있다.

 현대그룹의 현대종합목재는 새 사업을 벌이면서 필요한 인력을 외부 영입보다는 사내인력중에서 모집하는 사내공모제를 실시중이며 대우그룹은 인사상담제도를 도입해 발탁인사등에 활용하고 있다. 

 각 기업들의 새로운 인사제도 도입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며 직장인들에게 평생직장, 평생동기란 말은 이제 의미가 없어지고 같이 입사한 사람끼리 임금도 다르고 승진도 천차만별인 상황이 본격 전개될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신인사제도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평가제도나 급여체계등을 노사합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설정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노동부관계자는 『연봉제나 기업의 직급정년제등을 규정한 관련법규가 현재 마련되지 않아 사안에 따라 처리될 수밖에 없으나 부당노동행위 소지가 있는 인사제도에 대해서는 시행유보를 권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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