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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이냐… 침체냐/전반적지표는 일제히 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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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이냐… 침체냐/전반적지표는 일제히 호전

입력
1993.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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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고비 팽창기진입”관측/재계선 “아직 본격적 회복국면 아니다” 경기는 지금 어떤 상태인가.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내리막길을 계속 가고 있는것인지 아니면 바닥을 벗어나 회복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막연히 앞으로는 「좀 나아지겠지」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정확한 경기상황에 대해서는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나 관련기관들의 명백한 공식발표도 없다.

 경제기획원 통계청등 관련기관과 경제연구소들에 따르면 대략 지난 8월을 저점으로 우리경제는 수축기를 벗어나 팽창기로 접어든것으로 관측된다. 산업생산지수 생산자출하지수 제조업가동률등 현재의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들이 8월을 기점으로 일제히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8월에 수치상으로는 근 20년만의 최저치인 94.4를 기록한뒤 9월 94.5, 10월 94.6으로 회복되고 있다. 경기예측지표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기계수주액과 신용장내도액 증가폭이 모두 8월이후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8월에 1백19.3을 기록했던 선행종합지수는 10월들어 1백12.6까지 높아졌다. 통계청 조휘갑조사국장은 『10월에 이어 11월의 산업활동동향도 중화학부문에 힘입어 활기를 띤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며  『아직 단정키는 어렵지만 8월이후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경제전문가들은 올 1월을 고비로 휴·폐업 도산업체가 급격히 줄고 건축경기가 뚜렷이 회복되는 가운데 제조업가동률도 높아지는등 전반적인 실물경제지표들이 일제히 호전되자 우리경제가 마침내 바닥을 차고 나온것으로 파악했었다. 현재의 경기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도 1월 95.0을 저점으로 3개월연속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었다.

 그러나 신경제1백일계획에 따른 경기부양책에도 불구, 투자가 계속해서 살아나지 않고 뚜렷한 생산주도업종이 부각되지 않은데다 노사분규까지 겹쳐 5월이후 다시 경기가 꺾이기 시작, 8월에는 제조업가동률이 76%까지 떨어지고 생산과 출하가 전월에 비해 오히려 줄어드는등 올들어 최악의 산업활동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1월바닥설」은 힘을 잃었으며 8월을 고비로 경제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자 8월을 경기순환의 바닥으로 보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게 된것이다.

 물론 재계를 중심으로 아직은 본격적인 회복국면이라고 보기에는 빠르다는 견해도 있다. 최강선대한상의이사는 『산업구조 조정기에 접어든 우리경제가 과거 70년대의 석유화학공업처럼 전산업을 확실하게 선도해줄만한 선두부문이 아직 형성되지 않고 있어 신속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내년 1·4분기까지도 확실한 회복세를 보일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1백2개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실물경기상황조사 결과 『국내경기가 완만한 회복국면에 진입했다는 증거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김도훈동향분석실장은 『우리경제의 거품이 빠지는 과정에 전반적인 체질약화로 회복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바닥이 길어졌지만 기업의 생산활동 및 채산성의 회복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어 일단 저점은 지난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8월을 저점이라 했을때 우리경제는 60년대 이후 일곱번째의 경기순환 수축기에서 벗어나 여덟번째 확장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91년 1월 정점을 기록한 이래 수축기는 무려 32개월간이나 지속됐었다. 1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70년대초반 제3순환기의 수축기가 겨우 16개월에 불과했고 사상최대의 불황이었다는 79년 제4순환기의 수축기도 19개월에 불과했던데 비하면 제7순환기는 근대 우리경제의 가장 긴 불황이었다고 할 수 있는것이다.【김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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