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이미지 적합” 수긍/민자/적임여부 엇갈린 평가/민주 여야는 전격단행된 총리경질이 난국수습을 위한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면서 뒤이어 단행될 대폭개각의 성격과 모습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자당은 신임총리에 이회창감사원장이 임명된 사실을 의외로 받아들이면서도 대체로 정부의 개혁이미지에 맞는 적절한 인사라는 반응을 보였다.
당직자들은 이날 상오 황인성총리의 사표가 수리됐다는 소식을 방송을 통해 듣고 놀라는 모습이었으며 이감사원장의 임명소식에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파격으로 받아들이는 눈치였다. 신임총리임명전까지만 해도 당직자들은 대체로 경제나 국제화등과 관련있는 인사가 아니겠느냐고 추측했으나 막상 의외의 인물로 밝혀지자 『그것도 방법』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종필대표는 하오 1시50분께 당사에서 주돈식청와대정무수석으로부터 총리임명내용을 통보받은 뒤 조용직부대변인을 통해 신임총리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김대표는 또 하오 3시10분께 국회본회의 직전에 열린 의원간담회에서 『이번 인사가 매우 급한 조치여서 의외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것』이라며 『그러나 황총리가 사임한 마당에 시간을 두면 불필요한 잡음이 일기 때문에 조속히 국회동의를 얻는것이 좋겠다는게 대통령의 생각인것으로 안다』고 전격적인 총리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민자당은 상오 9시 고위당직자회의를 열었으나 총리교체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평소와 같은 분위기로 국회운영문제등을 논의했다.
뒤늦게 총리경질사실을 안 당직자들은 『역시 김대통령의 인사보안은 철저하 다』면서 개각의 범위와 하마평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한때 김종호정책위의장이 농수산대책회의를 주재하다 1시간30분가량 당사를 비워 『이번에도 당에서 발탁되는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신임총리기용에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국제경쟁력강화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적합하다는 부정적인 평가와 유명무실해져가는 개혁에 불길을 다시 지필 인물이라는 긍적적 평가를 함께하고 있다.
민주당은 인물자체보다는 김대통령이 전날까지도 개각을 부인하다가 전격단행한 인사방식에 대해 김대통령의 신뢰성에 또 한번 의문을 갖게 하는 처사라며 「깜짝쇼」방식의 개각에 심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발표직후 있은 긴급 의원간담회에서 이러한 엇갈린 평가가 뚜렷이 나타났다. 의원들은 이총리가 감사원장 재직시 보여준 자세를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 개혁의 지속적인 추진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법조계출신인 이총리가 개방화와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총리인가에 대해서는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의원들은 이시윤감사원장에 대해서도 「학식과 덕목을 갖춘 무난한 인물」이라는 평가와 함께 과거 판사로 재직시 친여적 판결도 있었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당지도부의 평가도 엇갈렸다. 이기택대표는 이총리에 대해 『국정쇄신이나 공직사회의 풍토쇄신을 위해서는 적합한 인물인것같다』면서도 『새 총리가 팔방미인이었으면 좋겠는데 법조인 출신인 만큼 국제화시대에 알맞는 총리인지는 미지수』라며 일단 기대해보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대철고문은 『김대통령이 고를 수 있는 최적 카드』라고 환영을 표시하고 『유명무실해지고 있는 개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준상 최고위원은 『국제경쟁력강화에 역점을 두고 경제를 우선시해야 할 시점에서 부적절한 총리기용』이라고 부정적인 평가를 했고 한광옥최고위원도 『사정 및 개혁의 지속이라는 측면에서는 수긍이 가나 국제화시대 대비 및 내각통합차원에서는 두고봐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이계성·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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