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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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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미국방부는 북한의 침공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가상시나리오를 여러가지 만들어 비교 검토하고 클린턴대통령에게도 보고한것으로 전해진다(한국일보 14일자 9면). 원래 이런 종류의 가상은 유사시에 대비해서 기회있을 때마다 여러가지 형태를 모형화하여 연구하는 상례적인 일이다.◆「USFK 50―27」이라는 제목으로 보고된 이번 가상시나리오는 전쟁발발시 중무장여단, 항공모함전투단등 미군 54만5천 병력이 투입되어 최장 4개월정도의 전투를 벌이는 경우를 예시했다. 여러가지 모델에 대한 대부분의 평가는 미군사력을 등에 업은 한국군에 북한이 결국 패배하게는 되지만 이 과정에서 허다한 인명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서울이 휴전선에 근접해 있어서 피해가 클 수 있다는 우려는 이미 여러번 들은 얘기지만 피해입는 곳이 어찌 남한의 도시뿐이겠는가. 피해도 경계해야 되지만 그보다 못지않게 포탄 몇발에 공황이 생기지 않도록 의연히 버티는 내부체제를 다져두는 일도 중요하다. 포탄피해보다 공황피해가 더 커서는 안되기 때문이다.◆「유사시」를 상정한 대비는 평시에 해두어야 한다. 이번 UR협상에서도 우리가 「일」이 눈앞에 닥쳐서야 우왕좌왕 서둘렀지, 진작에 시간 여유가 있었을때 야물게 대비책을 갖춰왔다고는 보기 어렵다. 안보관을 말하라면 각양각색의 견해가 나올 수 있다. 개략적으로 요약한다면 국가존립을 위협하는 요소에 대한 단호한 「거부」라 할 수 있다. 이런 거부자세가 얼마나 단단하고 조리있느냐는데서 유사시 승패가 가름나는것이다.◆아무리 유사시라도 이 크고 드넓은 서울이 그다지 쉽게 좌절하지 않으며 UR물결이 아무리 드세다해도 우리 사회기풍이 그렇게 쉽사리 주저앉지 않는다는것이 우리 신념이어야 한다. 북측의 위협, UR물결…드물게 보는 이 난국에서 우리가 먼저 다스려야 할것은 우리 스스로의 마음가짐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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