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취약·대응자세도 안이/유통·통신등서 교육분야까지 “불보듯”/학원 95년부터 열려… 미·일벌써 눈독 칼로스쌀을 먹고 닌텐도 전자오락게임을 즐기며 자란 아이가 프랑스식 미장원에서 머리를 다듬고 일본계 대입학원에서 입시공부를 한다. 우루과이라운드(UR)가 15일 완전타결됨으로써 우리나라는 국제화·개방의 거센 바람에 정면노출됐지만 문제는 쌀만이 아니다. 유통 건설 운송 통신 교육 환경등 서비스시장의 개방은 우리의 문화와 의식등 국민생활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서비스분야는 UR타결 전부터 단계적 개방계획이 세워져 있었으나 정부당국은 물론 국민들도 아직 안이한 대응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의 58.5%나 될 만큼 국민경제에서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데도 경쟁력을 키우려는 노력은 여전히 미미한 실정이다.
우선 유통시장이 완전개방되면 이미 세븐일레븐, 로손등 기업형 외국편의점들의 진출로 악전고투해온 영세매점(유통업체의 40%)의 몰락이 우려된다. 중소 자영업자들의 연합체인 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 3월부터 연합회영어명칭의 약어를 딴 KOSAMART운동을 펼치며 내부시설 통일과 이미지 개선활동등으로 뒤늦은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
이·미용업계는 프랑스 일본이 90년대 들면서 치밀한 사전시장조사를 거쳐 국내에 상륙한 상태이다.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이남길사무총장은 『프랑스 미장원이 단독·체인점형태로 이미 몇개 진출해 있다』며 『한국여성들의 외국선호도가 높아 미용·화장품시장이 크게 잠식될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한이용사회중앙회(회장 공도원)도 『일본이 91년부터 진출을 시도하며 시장조사를 끝냈다. 대만에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이발학원까지 생겼다』며 대응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의약품소매업(약국)의 경우 대부분 거대자본이 운영하는 체인 형태인 미국 일본의 약국자본이 유입될 경우 약품가격이 천차만별인 우리 의약품유통구조의 난맥상이 결정적 약점이 될 수 있다.
교육부문에서도 이미 90년에 세계적으로 1백30개의 지사를 가진 학원기업 미 보리츠 랭귀지스쿨의 국내진출시도가 있었으며 95년부터 전문학원, 96년부터는 입시·외국어등 일반학원의 개방이 예정돼 있다.외국학원들은 토플, 랭귀지코스 면제등을 내세우며 전체 교육비중 사교육비가 50%(2조원) 가까운 우리 교육시장을 노리고 있다. 한국학원총연합회 송석호 UR대책위원장은 『일본이 대형 입시학원과 직업학원, 미국이 어학·컴퓨터·예술학원, EC국가들이 요리·패션학원등 전문분야별로 국내진출을 서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률서비스분야도 비상이다. 법무부 대한변협등은 이번 UR협상의 주요 요구대상에서 빠졌다는 이유로 표면상 대응은 않고 있으나 일본도쿄제2변호사회가 88년 서울지방변호사회와 자매결연한데 이어 올해 일본오사카변호사회, 중국율사회등도 교류 움직임을 적극화하고 있다. 법조계는 『국내업계를 분석하고 개방이후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려는 사전포석』이라고 우려한다.
수송 관광 통신분야는 내년 1월부터 컴퓨터예약시스템(CRS)이 완전개방될 경우 국내 항공사의 노하우수준으로는 경쟁조차 되지 않을 전망이며 이미 미국AT&T등이 진출한 부가통신서비스(VAN)시장 역시 큰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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