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희곡부문 많이 늘어 11일 마감한 94년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는 시 4천4백20편(8백21명), 소설 2백74편, 희곡 50편이 접수됐다. 모두 1천32명이 4천7백35편의 작품을 응모하여 지난해보다 약 20% 정도 늘어난 경향을 보였다. 소설과 희곡부문의 응모자가 지난해보다 많이 늘었고, 시는 예년과 비슷했다.
특히 희곡은 80% 이상 늘어났으며, 응모자의 대부분이 20대의 젊은이들이었다. 소설이나 시에 비해 희곡이 젊은이들에게 덜 가깝다는 일반적 인식이 서서히 걷히면서, 젊은이들이 연극이라는 종합예술에 독특한 매력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는 등단한 지 1∼2년 밖에 되지 않는 작가라 할지라도 작품만 좋으면 무대에 올리는 연극계의 분위기가 작가 지망생들에게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심사위원들은 응모 작품수가 많은 만큼 좋은 당선작이 나오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응모자의 나이는 20대가 가장 많았지만, 뒤늦게나마 작가의 꿈을 펼치고자하는 40∼50대의 중년도 상당수 있었다. 70세가 넘은 노인이 『젊은 시절부터 신춘문예에 도전했는데, 죽기 전에 내 소원좀 풀어 달라』고 시원고를 들고와 호소하기도 했다.
접수된 원고는 워드 프로세서나 타이프 라이터로 작성한 것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단락 조절이나 문장 고치기가 편한 워드 프로세서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오히려 손으로 정성스럽게 정서한 원고가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영상의 시대」, 혹은 「문학의 위기」라는 말들에 상관없이 글쓰기를 직업으로 선택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은 올해도 확인되었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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