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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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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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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원의장이 질서유지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설 때 옷깃스치는 소리만으로도 의원들은 흠칫 놀라며 고개를 떨구었다』 영국보수당의 아버지격인 벤저민 디즈레일리가 1860년대 명의장이었던 레이븐의장을 두고했던 말이다.◆영국하원의장의 권위는 막강하다. 의장이 입장할 때 모든 의원이 기립, 경의를 표하는가 하면 회의중 조금 소란해지면 「젠틀멘!」이라며 주의를 환기시키고 떠들썩할 때는 「질서!」 「질서!」라고 외치면 조용해진다. 그래도 소란을 피울 때는 퇴장 또는 출석정지를 명령한다. 대신 의장은 공정한 의사진행을 위해 피선 즉시 당적을 이탈하고 재임중 정치적 연설이나 의견개진, 의원과 독대나 회식도 삼간다.◆반면 미국하원의장은 당적을 유지하고 연설 모금 지역구관리등 각종 정치활동을 할 수 있다. 대통령을 내지못했을 때 의장은 야당의 실질적 당수역도 겸하지만 편파적인 의사진행이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런데 미영의장에게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손꼽히는 것이 의장직을 오랜 정치생활의 마지막 과정으로 여기는 것. 즉 의장사임과 함께 정계를 은퇴한다. 때문에 의장은 본인이 사퇴하지않는한 보통 10여년간 연임된다. 2차대전후 미국의 레이번, 마틴, 매코맥, 앨버트, 오닐등 력대 의장이 그랬고 작년초 사임한 버나드 웨데릴 영의장이 좋은 예다.◆지난번 날치기통과소동이후 요즘 국회의장의 위상을 싸고 여야간에 논난이 일고있다. 여당은 의장이 무력한 만큼 의사일정작성권등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야당은 날치기를 막고 중립성 보장을 위해 당적리탈법안을 제출한 것이다. 사실 의장이 휴회중 소속당의원총회등에 참석하고 지역구활동을 하는 것은 국회의 권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않다.◆따라서 피선즉시 당적을 벗도록해서 「날치기부담」에서 해방시켜 오직 공정무사한 자세로 국익우선의 의사운영에만 전념케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회와 의장의 위엄도 자연 제고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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