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시장개방의「태풍」이 14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도 상륙, 주무상임위인 농림수산위를 가장 먼저 덮쳤다. 공전 삿대질과 고함 몸싸움일보직전의 험악한 장면등 우리 국회의 어지러운 단면들이 이날 하오 30여분동안 농림수산위에서 한꺼번에 터졌다. 농림수산위는 당초 정부측의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결과를 보고받고 수의사법개정안등 6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부측이 협상결과가 공식확정되지 않은 상태임을 들어 15일이나 16일로 보고를 연기시켜 줄것을 요청했고 여야간사들은 이를 수용했다.
회의예정시각인 하오2시가 조금 지나 이 사실을 모른채 여야 의원들은 하나둘씩 의사당4층의 상임위원장실에 모여들었다. 제네바에 체류중인 허신행농림수산부장관대신 김태수차관이 의원들을 찾아 인사했다. 여야의원들은 위원장실에서 정시채위원장을 대신한 이영문민자간사로부터 정부 보고가 연기됐다는 통보를 들었다.
그러자 민주당의 이희천 최욱철 이규택의원등이『정부가 오늘 새롭게 보고할 내용이 없단 말인가, 그렇다면 회의를 열 필요도 없다』며 대정부공세의 기선을 잡았다. 이에 김차관이『협상결과는 추후 발표될것이지만 노력한 결과 상당한「진전」이 있는것으로 안다』고 말한 게「화」를 불러들였다.『진전이 무슨 얘기냐, 쌀개방않겠다고 말하다 개방한게 진전이냐』 『농민죽이는게 진전이냐』는등의 비난의 화살이 삿대질 고함과 뒤범벅돼 김차관에게 쏟아졌다. 정창현의원(민자)도『한마디로 정부가 기만한것』이라며 정부를 질타했다.
이후 간담회에서 이길재 김장곤의원등 야당측이 김차관에게 거듭 농산물개방내용과 대책등을 밝히라고 요구했으나 김차관이『나는 잘 모른다』고 발뺌을 계속하자 야당측은 2시50분께 전원퇴장하고 말았다.
이에앞서 장영철의원등 민자당의원들은 야당의원들의 질주를『여기에 쌀시장개방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제지하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회의에 배석하기 위해서 출석해 있던 농림수산부관계자들은『예고편이 이 정도이니 본격보고에 들어가면…』이라고 걱정했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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