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우 동명소설 영화화/그 섬에…/국내 첫 시도 경찰주인공 블랙코미디/투캅스 제작단계에서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던 한국영화2편이 연말께 나란히 개봉돼 할리우드대작들과 흥행경쟁을 벌인다.
개관이후 외국영화만 상영해온 호암아트홀에 당당히 상륙한 박광수감독의 「그섬에 가고싶다」와 피카디리극장에서 개봉될 강우석감독의 「투캅스」가 화제의 한국영화들이다.
「그섬에 가고싶다」는 80년대의 대표적 작가로 불리는 임철우씨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것으로 6·25당시 서해안의 한 섬에서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비극을 배경으로 한 문예물이다. 6·25가 우리민족사에 남긴 깊고 긴 골을 한 섬에 살던 네여자의 삶을 통해 증언하는 독특한 전개방식을 취하고있어 흥미롭다.
6·25때 섬에서 추방된 한 사나이의 40년만의 사후귀향과 그를 둘러싼 유족과 섬주민간의 갈등이 기둥줄거리다. 극의 전달자는 섬출신의 김철이라는 시인(안성기)과 아버지의 유해를 고향땅에 묻으려는 문재구라는 사내(문성근)지만 극의 메시지는 옥님이(심혜진) 벌떡녀(안소영) 넙도댁(최형인) 업순네(이용이)등 네여인을 통해 표출된다. 이들 여인들은 이름이 상징하듯 각기 인간의 순수와 본능, 그리고 한과 치유의 역할을 한다.
안성기 박중훈주연의 「투캅스」는 우리영화로는 처음 시도되는 경찰을 주인공으로 한 블랙코미디다. 구시대경찰의 비리를 코미디의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제작초부터 영화계안팎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경찰이 제작전반에 파격적인 지원을 해 사실감을 높였다고 한다.
안성기가 맡은 조형사는 경찰의 직위를 이용해 돈을 버는데는 이력이 붙은 전형적인 비리형사며 박중훈은 경찰대학을 수석졸업하고 일선서에 첫부임한 신참형사로 경찰근무수칙대로 행동하는 정의파다. 공교롭게도 대조적인 두사람이 한조가 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안성기의 건달형사로의 변신이 눈길을 끌며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보이는 박중훈의 연기도 관심을 갖게한다. 이들외에 윤문식 주호성 최종원등 연기파배우들의 코믹연기도 기대할만하다.
대목극장가에 소개되는 이들 두편의 영화는 우리영화의 미래를 짊어질 30대 기대주 감독들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외화와의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안성기가 주연한 영화가 나란히 개봉돼 흥행대결을 벌인다는 점도 흥미롭다.【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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