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수매 계속… 값인상 힘들듯/반덤핑규제남발 방지… 수출여건 개선/입시·외국어학원 96년부터 일부 개방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타결이 막판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제경제질서나 판도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변화이기에 국내외적으로 UR협상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타결을 앞둔 시점에서 UR의 주요골격과 핵심내용을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먼저 UR란 무슨 뜻인가.
▲지금까지 세계의 교역질서를 규정하고 있는 관세무역일반협정(GATT)은 교역자유화를 목표로 여러 차례 다자간협상을 벌여왔다. 지난 86년 우루과이에서 시작된 8번째 협상을 우루과이라운드라고 부른다. 이때 라운드는 권투시합에서의 1회전, 2회전처럼 쓰이는 말이므로 UR는 GATT의 교역자유화 협상중 8번째 협상을 말한다.
―UR에는 우리나라에 유리한 것도 있고 불리한 것도 있다. 유리한 부문에 대한 부분적 참여가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UR의 협상분야가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에 어느 나라든 간에 이익을 보는 분야와 손해를 보는 분야가 혼재하고 있다. 유리한 분야만의 선택이 가능해지면 협상 자체가 와해되기 때문에 전체 결과를 택하든지 아니면 모두 포기하든지 하는 양자택일만을 하도록 돼있다.
―UR가 타결되면 GATT체제는 어떻게 되나.
▲지난 47년 발효후 46년간 유지돼온 GATT협약을 대부분 UR협정이 대신해 GATT체제를 이끈다. 새로운 다자간무역기구(MTO)가 창설된다. 따라서 새로운 협정에 참여하지 않게 되면 기존협정에 의한 혜택도 누릴 수 없게 되므로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상황을 맞는다.
―시장접근협상이란.
▲한 나라의 상품이 다른 나라의 시장에서 쉽게 팔릴 수 있도록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낮추고, 수입제한·통관상 제약등 비관세장벽을 줄이기 위해 벌이는 협상이다. 농산물분야와 공산품(수산물 포함)분야로 나누어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중 공산품 관세협상 분야는 GATT체제 출범이후 UR협상이전까지 7차례 진행된 다자간무역협상의 중심의제가 되었다.
―UR농산물협정문에서 채택된 「예외없는 관세화」와 「최소시장접근」이란.
▲지금까지 수입을 무조건 금지하거나 제한해오던 품목에 대해 직접적인 수입제한조치를 풀어 원칙적으로 수입을 허용하되 관세에 의해서만 수입을 규제하는게 예외없는 관세화이다. 아울러 처음 책정된 관세율은 점차 낮추어 가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최소시장접근은 시장접근협상 중에서 특정품목의 수입을 허용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당분간 물량을 최소로 규제하는 것이다. 예컨대 쌀의 경우 약속한 첫해에는 수입량을 국내 소비량의 2%미만으로 정해놓고 매년 점차적으로 수입량을 늘려 최종연도에는 5%로 수입을 확대하는 것등이다.
―쌀의 관세화 유예기간 이후의 관세부과는 어떻게 되나.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쌀의 관세화 유예기간(우리나라는 10년)이 끝나면 자동적으로 관세화가 되는것이 아니라 재협상을 통해 유예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만일 관세화 유예기간을 연장받지 못하고 관세화를 할 경우 수입가격과 국내가격의 차이만큼 관세상당치(TE)를 부과하게 되는데 최초연도의 관세상당치는 국내가격과 국제가격간의 차이만큼 적용할 수 있다.
―UR협상 타결이후에도 추곡수매제도는 운영될 수 있나.
▲농산물 협정문안에 따르면 식량안보목적의 공공 비축제도는 허용되므로 쌀 수매제도 자체는 계속 운영할 수 있다. 다만 수매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높으면 격차를 줄여가야 하므로 더이상 수매가를 높이는데는 어려움이 있다.
―국가간의 서비스교역에는 앞으로 어떤 원칙이 적용되나.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최혜국대우(MFN)의 원칙이고 다른 하나는 점진적 자유화의 원칙이다. 최혜국대우의 원칙이란 어느 한나라에 부여한 시장접근 또는 내국민대우상의 기회를 모든 회원국에 동등하게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회원국간에 차별적인 대우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 다만 극히 예외적으로 국가별 차별조치가 필요한 경우에 한해 최혜국대우 면제 신청을 허용하고 있다. 점진적 자유화의 원칙은 서비스분야가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경쟁력 차이가 큰 분야이므로 5년을 협상주기로 하여 자유화를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서비스협상이 타결되면 외국의 유통업체나 금융기관등이 아무런 제한없이 국내에 들어와 영업할 수 있게 되는가.
▲원칙적으로 외국업체들도 국내업체와 똑같이 국내법규에 의한 각종 허가기준이나 자격조건의 적용을 똑같이 받게 되나 양허안에서는 한시적으로 유통 금융 운송분야등에서 아직 제한을 두고 있다.
―유선방송(케이블TV) 분야도 외국인이 진출할 수 있나.
▲현재 방송분야는 외국인투자가 금지돼 있고 UR서비스 협상에서도 유선방송 분야에 대한 개방은 약속하지 않았다. 다만 유선방송 프로그램 공급업에 외국인 투자를 일부 허용하는 방향으로 현재 제도를 개선중이다.
―입시학원이나 외국어학원도 개방되나.
▲서비스협상에서는 교육서비스 개방을 약속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UR서비스 협상과 별도로 외국인투자 개방예시계획에 따라 전문강습소중 기술계 학원의 일부가 95년부터 개방되며 입시학원이나 외국어학원등 일반강습소 일부가 96년부터 개방될 예정이다.
―외국인이 병원을 설립할 수 있는가.
▲역시 병의원분야는 개방약속이 포함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투자자유화계획에 의해 병의원도 95년부터 외국인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다만 국내의사면허를 가져야 병의원을 세울 수 있어 먼저 국내면허를 얻어야 한다.
―시청각서비스개방대상은 무엇이며 일본영화의 수입도 가능해지는가.
▲영화 비디오 음반의 제작및 배급분야가 개방된다. 그러나 일본영화는 지금처럼 문화·교육·만화영화 비디오및 국내개최 영화제참가작품에 한해 수입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것은 한·일간 후속적인 협상에 의해 결정된다.
―반덤핑에 대한 UR협정안의 주요내용과 이것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은.
▲6개월∼1년의 일시적 거래나 총거래규모의 20%이하 물량에 대한 원가이하판매는 정상가격으로 인정된다. 현재 제한규정이 없는 반덤핑관세 지속기간을 5년으로 한정했다. 현지에서 조립생산되는 제품의 경우 수입부품가격이 전체 부품가격의 70%이상이거나 제3국에서 조립생산돼 수입되는 경우등을 우회덤핑으로 판정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이같은 조항의 정비로 그동안 선진국들이 자의적으로 남발해오던 반덤핑수입규제를 방지할 수 있게 돼 오히려 수출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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