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개발·기계화로 가격차 줄여/가공 공장 2곳… 남는이익 농민에 우리 농산물을 지키고 농촌과 농민을 살리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 들녘에서 자취를 감춘 밀을 다시 경작하자는 운동을 5년째 벌이고 있는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정성헌·48)는 『쌀은 국민의 제1식량이므로 반드시 지켜야 하며 밀은 제2의 식량이므로 살려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쌀도 무공해 고품질로 단단히 무장하면 값싼 수입쌀을 막을 수 있다는게 회원들의 말이다.
운동본부는 정부의 수입정책으로 경작이 거의 중단됐던 89년부터 집단농장인「한살림」과 가톨릭농민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밀농사를 시작, 강원 고성군 두호마을 24농가 1만5백평에서 2백27가마를 수확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이듬해 5월 준비위원회를, 91년 11월에는 농민단체 종교계 학계등 각계인사 1천5백49명의 참여속에 순수민간단체를 설립했다. 운동본부는 발기인들이 낸 착수자본금 2억여원으로 25만평을 확보, 밀경작에 참여할 농민들을 모집한뒤 부가가치를 농민들에게 돌려주는 새로운 농업형태를 발전시켰다. 전국의 농가를 뒤져 간신히 우리밀 종자를 구해낸 운동본부는 정부의 수매정책에 번번이 속아온 농민들을 참여시키느라 어려움을 겪었다.
김지현사업부장(40)은 『밀의 수매가와 방법등을 본부와 생산자위원회의 합의로 결정하면서 농민을 안심시켜 규모를 확장, 올해는 5백만평에 5천톤정도의 수확이 예상된다』며 『전량수매약속을 믿지 못할 만큼 패배주의에 빠져 있던 농민들에게 희망을 준게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운동본부는 농약을 전혀 쓰지 않거나 제초제를 한번만 쓴 무공해밀을 가족수 이상의 출자금(1인당 1만원)을 낸 회원에게 판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운동본부는 현재 생산자회원 3천5백농가, 소비자회원 7만7천여명에 출자금 14억5천만원규모로 성장했다.
김부장은 『장기간의 수집 운송 하역 국내 보관과정을 거쳐야 하는 수입밀은 수확후에만 21가지의 농약처리를 하고 있다』며 『태평양을 건너오는 쌀도 농약으로 범벅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운동본부는 조숙성 종자개발·기계화등을 통해 89년 미국산과 1대 5.7이었던 가격차도 1대 3.5∼4수준으로 끌어내렸다. 또 회원의 확대와 교육 조직관리등을 지부중심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에 따라 지난해 6월 전남구례에 하루 3천㎏ 제분능력을 갖춘 우리밀 가공 제1공장을, 올해초 전남무안에 제2공장을 건립했으며 경남함안·충남아산등지에도 밀가루와 국수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강원도에는 칡국수, 전남에는 미역국수, 충남엔 인삼국수등 지역특성을 살리는 상품도 개발할 예정이다.
회원들은 『외국의 밀식량이 무기화하는데 대처하려면 자급률을 현재의 0.2%에서 최소한 10%로 올려야 한다』며 『우리 농산물을 지키려는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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