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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총선돌풍 극우파주역 지리노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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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총선돌풍 극우파주역 지리노프스키

입력
1993.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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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출신 변호사… 91년 대선3위 경력/이색공약일쑤 「정치판 희극배우」 별명도 러시아의 총선이 실시된 12일 아무르주 우수리스크시에서는 줄을 서서 기다리다 지친 한 유권자가 총을 빼들고 투표소에 들어가 잽싸게 투표를 하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코미디같은 이 사건과 꼭 같지는 않지만 이번 러시아총선에서 그동안 정치판의 「희극배우」라는 별명이 붙었던 극우민족주의자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47)가 이끄는 자유민주당이 13일 현재 중간개표결과 제1당으로 급부상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지리노프스키는 카자흐공 수도인 알마아타 출신. 3년전만해도 국내언론에 조차 거명된적 없는 평범한 변호사겸 열성극우파 인물이다.

 그는 지난 91년 러시아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해 「보드카 가격인하」라는 이색공약을 내걸어 숱한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그는 당시 정치에 식상한 유권자들로 부터 인기를 끌어 8%의 득표율을 기록, 전체득표순위  3위에 올라 주목을 끌었다.

 이번 유세기간중 그는 『미국에 팔아먹은 알래스카를 도로 찾자』 『마피아를 공개 총살해야 한다』는등의 TV 광고를 통해 국민들의 환심을 샀다.

 이번 선거에서 그가 약진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들수있다.

 정치무관심은 정치인 대부분을 혐오하는 감정으로까지 이어졌고 결국 지리노프스키처럼 「괴짜」의 우스꽝스런 행동과 공약을 일삼는 인물을 국민이 선택하게끔 했다는것이다.

 물론 지리노프스키가 주장하는 「위대한 러시아의 재건」, 러시아인의 단합등을 공감하는 국민들도 많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는 없을것이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러시아 정치의 「희화화」는 향후 러시아정국에 암운을 던질 가능성이 높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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