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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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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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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국회」라는 별명까지 얻고 국민의 부푼 기대속에 출범했던 금년도 정기국회도 이제 닷새밖에 남지않았다. 문민시대의 첫 정기국회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랐는데 결과는 그게 아니었다. 「혹시나」하던 기대감은 「역시나」였다.◆난데없이 날아든 날치기 파동은 이번 국회에 있어서 최대의 해프닝이었다. 권위주의시대에서나 구경할 수 있었던, 흘러간 구태의 망령이 되살아난것은 정말 천만뜻밖이었다. 입으로는 새시대를 외쳐대지만 구시대의 잔재가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건재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산증거였다.◆잊을만하면 찾아들던 공전사태도 마찬가지였다. 타협할줄 모르는 여야의 고집이 빚은 산물이었다. 그러다가 절벽에 부딪치면 제정신을 차리는것도 옛날과 비슷한 현상이었다. 이른바 권위주의시대에 흔히 쓰던 벼랑정치라는것이다. 여야 정당이나 국회의 정치력의 한계를 말해주는것이다.◆그렇다고 평가할만한 구석이 전혀 없는것은 아니다. 13대국회에서부터 별러왔던 안기부법개정 문제가 타결된것은 손꼽을만한 업적이다. 앓던이가 빠진듯한 느낌을 준다. 아직도 정부·여당은 좀 억울한 기색이고 야당은 의기양양한 모습이지만 앞으로 운영하면서 문제가 드러나면 얼마든지 고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일희일비할것도 없다.◆안기부법개정에 덧붙여 통합선거법을 회기안에 처리한다면 개혁국회의 면모를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것이다. 지금 여야는 선거연령, 합동연설회, 전국구 의석배분과 정치자금법에서 지정 기탁금제도등 몇가지 문제에서 대립하고 있다. 이유는 한결같이 당리당략때문이다. 「깨끗한 정치 조용한 선거」라는 지상과제앞에서는 사소한 문제일 뿐이다. 마지막 유종의 미로 박수받는 국회의 모습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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