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왜곡” 시청자들 거센비판 TV의 농촌드라마들이 쌀시장개방으로 깊어가는 농민들의 시름을 외면하고 있다.
최근 제네바에서 진행되는 우루과이라운드(UR)에서 우리나라의 쌀시장개방이 확정돼 농민단체등 온나라가 시끄러운데 정작 농촌을 대상으로 한 드라마들은 침묵으로 일관해 「바보상자」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비판이 높다.
이에 대해 방송사들은 드라마제작상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쌀시장개방을 어떻게 드라마에서 다루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현재 각 방송사는 농촌드라마를 하나씩 방영하고 있다. 최장수 프로그램인 MBC TV 「전원일기」를 비롯해 KBS1 「대추나무사랑걸렸네」, SBS 「친애하는 기타여러분」등 3개가 농촌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농촌에서는 쌀시장개방문제로 온통 시름에 젖어있는데도 이들 프로그램은 대사 몇마디로 언급하는데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서 쌀시장개방 불가피론을 흘리면서 농민단체뿐만 아니라 야당과 재야단체들이 지난달말부터 성명을 잇달아 내고 최근에는 대규모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도 드라마들은 여전히 「고향의 향수」나 만들면서 현실도피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최근 몇주동안 농촌드라마들이 다룬것을 살펴보면 KBS 「대추나무…」는 쌀판 돈으로 아내 몰래 쓰다 들키면서 생기는 해프닝이나 며느리가 심부전증으로 숨지면서 집안이 침울해졌다가 다시 단합한다는 줄거리를 다루었고 MBC 「전원일기」는 가을걷이가 끝난뒤 서울 친정에 갔다가 생활차이를 느낀 농촌며느리의 푸념과 해소등 그저 흐뭇한 내용으로 일관했다.
SBS 「친애하는…」은 그나마 쌀시장개방과 중국산감자수입등을 대사를 통해 틈틈이 다루고 있지만 개발열풍이라는 자체줄거리에 묻혀버린 느낌이다.
그동안 농촌드라마들이 농촌의 실상을 지나치게 미화하고 왜곡한다는 비난이 높았는데 이번 쌀시장개방문제를 맞이하면서 허약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농민단체들과 시청자단체들은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드라마제작자들은 급변하는 쌀시장개방문제를 주간드라마에서 다루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해명하면서 내년초에나 드라마에 포용할 수 있을것이라는 설명이다.
KBS 「대추나무…」의 홍성룡CP는 『농촌드라마이긴 하지만 시사물이 아닌 이상 협상의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고 국가적으로도 첨예한 사안이 된 쌀개방문제를 정면에서 다루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일단 드라마내에서 주인공들이 경쟁력있는 쌀농사성공사례를 찾거나 고민하는 형식으로 내년초에 다루겠다』고 계획을 말했다.【송용회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