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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장관 “지옥에 갔다온 기분”/UR협상 D­2… 긴박의 제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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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장관 “지옥에 갔다온 기분”/UR협상 D­2… 긴박의 제네바

입력
1993.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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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에스피 회담 조문정리 늦어 발표지연/「반덤핑제소안」 3개항목 수정거쳐 통과/미 “우리가 이겼다” 희색○국민납득여부가 관건

 ○…허장관은 13일 상오11시 시내 포럼호텔에서 에스피장관과의 최종담판이 끝난후 한국기자들에게 『지옥에 갔다온 심정』이라며 『최선을 다했다. 국민의 납득여부는 차후문제』라고 비장한 표정으로 소감을 피력. 

 그는 『미국도 우리입장에 많이 동조했다. 상대적인 공정성에 대해 에스피장관이 많이 고민한것 같다』고 미국측 협상자세를 설명. 

 『쌀수입 동결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했다』고 말한 허장관은 『그래도 다른나라와 비교 평가할 때 우리가 가장 많이 받아냈다』고 평가한뒤 『남은것은 국민여론의 지지뿐』이라고 덧붙였다. 또 『미국도 국익을 위해 끝까지 집요하게 노력하는것을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클린턴미대통령은 12일 프랑스·독일·영국 정상들과 전화협의를 갖는등 UR의 시한내 타결을 위해 막바지 총력전을 펼쳤다.

 클린턴대통령은 이날 에두아르 발라뒤르프랑스총리와 존 메이저영국총리, 헬무트 콜독일총리와 각각 15분여에 걸쳐 전화협의를 갖고 오는 15일까지 협정을 타결지어야 한다는데 「광범위한 합의」를 이루었다고 백악관이 발표했다.

 ○…UR협상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한국인은 모두 1백3명으로 집계됐다. 제네바에 상주하는 한국대표부 직원 27명과 쌀개방을 저지키 위해 급파된 고위대표단 10명, 각 부처에서 출장나온 정부종합대표단 18명, 지적재산권 협상단 4명등 공무원만 59명이다. 여기다 전문분야지식을 제공하는 자문단 4명, 취재진 40명이 가세하고 있다. 

○한국기자질문 안받아

 ○…피터 서덜랜드GATT사무총장은 말이 너무 빨라 이를 받아 적는 기자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다. 12일낮 국제회의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가 속사포처럼 발언하자 일부 기자들은 『속기사도 못따라 쓰겠다』고 푸념하기도. 그도 기자들의 고충을 아는지 때때로 조크를 던져가며 여유를 부리는 모습.

 기자회견을 진행한 GATT대변인은 평소 안면있는 GATT 출입기자들에게만 질문기회를 주고 있는데 일부 한국기자가 아무리 손을 들어도 본체만체 하기도.

 ○…UR협상이 미·EC(유럽공동체)간 시청각과 항공보조금문제로 큰 난관에 봉착하자 서덜랜드GATT사무총장은 12일낮12시 기자회견을 갖고 『15일이후엔 협상은 없다』고 선언. 서덜랜드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가 세계를 지배 또는 통치하는것은 아니다』면서도 일부 미타결사항을 제외한 「작은」 타결방안에 대해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미·EC도 그런 일은 바라지 않고있다』고 잘라말해 미·EC등 강대국들의 정치지도자들에게 「결단」을 촉구.

 한편 서덜랜드총장은 『당초 12일 자정까지로 예정했던 UR최종의정서안 작성시한이 연장될것』이라고 말해 UR협상이 오는 15일까지 타결되지 못할 가능성에 깊은 우려를 표명.

 ○…각국 협상대표들이 첨예하게 대립한 쟁점이던 반덤핑분야에서 합의에 도달했다고 12일 가트의 한 관계자가 밝혔다. 그는 미국이 당초의 요구수준을 상당부분 철회함으로써 타결이 이뤄졌다고 전했으나 제프리 가튼미상무차관보는 『당초 둔켈안의 반덤핑부문에서 우리가 수정을 요구한 11개조항중 대부분인 8개조항이 받아들여졌다』며 『우리가 이겼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반덤핑 재심사기준, 반덤핑 과세 지속기간, 소멸조항, 우회덤핑, 가격평균조항의 5개항을 미국이 거둔 승리로 꼽았다. 이와함께 노조에 외국기업에 대한 반덤핑제소권을 부여하라는 미국측 요구도 받아들여져 한국등 외국기업들이 미국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타격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됐다.

 ○…허장관과 에스피장관간 최종회담은 13일상오11시께(현지시간) 끝났으나 가트사무국과 양국간의 조문작업이 늦어져 정부의 공식발표가 상당시간 지연. 또 한미간 협상결과를 잠정적으로 채택할 수석대표회담도 이때문에 역시 늦춰졌다. 

 강봉균경제기획원대외경제조정실장은 『현재 한미 농산물문제때문에 지연되고 있는 수석대표회담이 열려 타결결과가 채택된후 즉시 협상결과를 발표할것』이라고 초조히 기다리는 보도진들에게 설명. 

 조문작업은 양국간 잠정합의 내용을 기술하는것이나 한국측이 생각했던것보다 약간 변경사항이 생겼다고 강실장은 설명, 최후 순간까지도 이견조율작업이 진행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기도.【제네바=한기봉·이백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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