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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위주 농업구조」 벗어나야(쌀전쟁 살길을 찾자: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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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위주 농업구조」 벗어나야(쌀전쟁 살길을 찾자:7)

입력
1993.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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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업·농외소득 비중 대폭 늘리도록 농산물의 전면개방시대를 맞게 된 우리나라는 수입쌀로부터 우리쌀을 보호해야 하는 한편 나아가 다른 농산물에 비해 수익성이 낮고 경쟁력도 떨어지는 쌀위주의 농업에서 벗어나야 하는 힘든 과제를 안고 있다.

 쌀농사는 대대로 우리농업의 근간으로 돼 왔지만 우리쌀이 수입쌀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없는만큼 쌀시장의 개방을 앞두고 쌀농사 위주의 농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개선작업이 불가피하다.

 쌀이 우리나라 농가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너무 높다. 농업소득중 쌀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은 41.1%에 이르고 있고 농가소득중 쌀이 차지하는 비중도 22.5%나 된다. 일본의 경우만 해도 농업소득에 대한 쌀의 비중은 27.0%이고 농가소득에서의 쌀비중은 4.0%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서 쌀개방불가를 주장하는것도 농업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쌀시장이 개방돼 수입쌀이 밀려들어오면 우리 농업의 기반 자체가 무너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것이 관계자들의 우려다.

 그러나 개방은 막을 수 없는 대세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주어진 여건을 최대한 활용해 개방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일밖에 없다. 쌀시장이 95년부터 제한적인 양의 수입을 허용한뒤 10년간의 유예기간을 가진후 완전개방 되는것인만큼 이 유예기간중 우리쌀의 비중을 가볍게 하고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는 소득원을 다양하게 개발, 완전개방시에 농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준비해야하는것이다.

 경제발전과 함께 핵가족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주부의 경제활동이 확대됨에 따라 식생활형태가 고품질화 편의화 외식화 건강식품화등으로 바뀌면서 주곡인 쌀의 소비는 계속 줄고 있다. 쌀소비량은 매년 2.4%씩 감소하고 있고 98년부터는 3.0%씩 감소할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92년기준으로 1인당 연간 쌀소비량은 1백12.9㎏이나 2000년에는 91.9㎏, 2010년에는 67.7㎏수준으로까지 떨어질것으로 추정되고 전체식량소비량중 쌀의 비중도 27.5%에서 2010년에는 14.2%로 크게 떨어진다. 반면 육류와 계란 우유등 유제품의 소비량은 1인당 연간 63.4㎏에서 2010년에는 1백13.5㎏으로, 채소와 과일류는 1백62㎏에서 1백95.5㎏으로 늘어날것으로 전망되는등 곡물류이외의 타농산물의 소비량은 크게 늘어날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쌀소비국가이지만 이미 일본의 경우는 70.0㎏, 대만은 68.2㎏에 불과할 정도로 쌀소비량이 줄었다.

 쌀위주의 농업이 부가가치가 높은 작물을 생산하는 농업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쌀소비의 감소추세다. 재배면적이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한 일본 대만등의 농가가 도시가구에 못지 않게 부유한 생활을 하고 있는것은 쌀생산 전업농가보다는 겸업농이 많고 농외소득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겸업농가의 비중은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농가에 비해 25%에 불과하나 일본은 86%, 대만 90%에 이르러 이미 쌀에 대한 비중을 대폭 줄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어떤 작물에 눈을 돌려야 할것인가.

 농산물시장이 95년부터 전면개방되면 우선 국내가격이 국제가격에 비해 가장 높은 농산물로부터 무너지게 될것이다. UR협상에서 기준시점으로 잡고 있는 86∼88년의 가격으로 볼때 참깨의 국내값은 국제가격의 12배에 이르고 있어 참깨시장이 개방된다면 국산참깨는 가격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할것이다. 국내외 가격차가 8배나 되는 벌꿀도 마찬가지다. 쌀 보리 콩 옥수수등 곡물가격도 대부분 국제가격보다 4배가량 높으므로 경쟁력을 크게 잃을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쌀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우리나라의 농업여건상 채소 화훼등의 원예작물과 중소가축을 중심으로 하는 축산등 토지절약적이고 자본기술집약적인 농업을 집중육성, 전략산업화하는것이 바람직하다.【박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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