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들 침체벗고 열띤 접전중 여류기사 전성시대가 열렸다.
연말을 맞아 여류프로기전이 두 개 신설돼 국내 여류바둑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교육방송이 주최하는 EBS배와 이동통신이 주최하는 여류프로국수전이 바로 그 것. 우승상금이 각각 5백만원과 7백만원이어서 참가기사수를 감안할 때 일반프로기전 규모에 못지않는 수준이다. 그동안 침체상태에 빠졌던 국내여류프로바둑계 활성화의 새로운 자극제가 될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여류프로기사는 조영숙 윤희율 남치형 이영신 윤영민 김민희 윤영선 하호정 이지현 강승희초단등 모두 10명. 이밖에 해외기사로 제니스김초단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이번 두 프로기전에는 윤희율초단만이 개인사정으로 불참했고 나머지 10명의 여류기사가 전원 참가, 사상 첫 타이틀을 따내기 위해 열전을 벌이고 있다.
토너먼트방식으로 진행되는 EBS배에서는 이지현초단과 제니스김초단이 이영신초단과 조영숙초단을 각각 꺾고 8강전에 진출했으며 리그전으로 진행되는 여류국수전에서는 이영신 하호정초단이 이지현 제니스김초단에게 각각 승리하는등 서로가 물고 물리는 막상막하의 열전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여류프로기사는 75년 조영숙초단과 윤희율 초단이 입단한 이후 15년간 입단이 중단됐다가 90년부터 여류입단대회가 부활돼 남치형 이영신 초단을 필두로 매년 두 명씩 여류기사가 새로 배출되고 있다. 반면에 여류기사들의 평균연령은 점점 낮아져 올해 입단한 이지현 강승희초단은 여중1년생이며 조영숙초단과 윤희율 초단을 제외하고는 모두 10대 소녀들이다. 가장 나이가 많은 남치형 초단이 무학여고 3년생이다.
일본의 경우 여류기사는 40여명에 이르고 있고 스기우치(삼내수자) 8단을 비롯해 고단자도 많다. 중국의 경우도 공상명 예내위 9단등 남자기사 못지않은 기력을 가진 여류기사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 여류프로들의 수준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국내여류프로들의 기력은 남자프로들에 비해 선이나 두점치수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남자기사와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토록 돼있는 현행 제도 아래서는 타이틀 획득은 고사하고 승단조차 제대로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75년에 입단한 조영숙 윤희율 초단이 20년 가까이 초단으로 일관, 국내 최고참초단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때문이다. 따라서 국내바둑계 일각에서는 여류프로기사들만의 타이틀전은 물론 승단대회도 별도로 치러 여류고단기사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이번 여류프로기전 개최를 계기로 이같은 여류프로바둑계 활성화를 위한 조치가 앞당겨질 것을 기대해본다.【박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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