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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추기경의 쌀 걱정/“무대책·무관심 반성을”(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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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추기경의 쌀 걱정/“무대책·무관심 반성을”(등대)

입력
1993.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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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개방으로 한국농촌이 피폐해지면 사회 정치적 혼란이 야기되고 국가안보마저 불안정해져 결국 한미우호관계를 금가게 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이 한미우호를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이같은 한국의 상황을 이해해 주길 호소합니다』 문민정부들어 처음으로 12일 낮12시  김수환추기경이 서울 명동성당에서 집전한「나라를 위한 기도회」는 시종 무겁고 착잡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성당입구에선 「쌀개방저지를 위한 가톨릭청년학생 단식기도단」소속 청년 1백여명이 신도와 시민을 상대로 「쌀개방불가」를 목이 터져라 외치며 개방반대서명을 받고 있었다.

 김추기경은 이날 기도회에서 25분여동안 쌀과 한민족, 쌀개방과 정부, 한미관계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소상히 밝혔다.

 『농촌은 우리의 고향이며 쌀은 반만년을 민족과 함께 해 온 우리의 얼이요 피이며 문화입니다. 쌀시장을 지키지 못한 것은 가슴아픈 일입니다』

 김추기경은 차분한 어조로 쌀개방을 저지하지 못한 정부에 항의한뒤 우리쌀을 지키자는 소리와 운동이 거세지고 있어 이 문제를 둘러싼 국론분열을 염려하기도 했다.

 김추기경은 그러나 『이런때 일수록 우리는 냉정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농촌문제는 쌀개방이전부터  비롯됐음도 상기시켰다. 김추기경은 특히 정부도 농촌을 살리려는 참된 정책을 세우지 못했지만 국민들도 무관심했던 점을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농자천하지대본은 말뿐이었습니다.정부와 국민 모두에게 진정으로 농업이 중요하다는  의식이 없었습니다.여기서 농촌문제가 시작됐습니다』

 김추기경은 끝으로 국제화 개방화시대에 쌀시장개방을 두려워하지만 말고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적극 대처할 것을 당부했다.

 『우리쌀과 우리 농산물을 우리가 아끼고 앞장서 사먹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이같은 의식과 관심이 뜨겁게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합니다』고 호소하고 『시름에 잠긴 농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자』 며 강론을 끝낸 그의 얼굴엔 수심이 끝내 지워지지 않았다.【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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